"앞을 보지 못하는 자가 앞을 맡긴 수천만을 이끌고 오늘도 파멸의 진창을 향해 일로매진하고 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의정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 22일 오후 8시 의정부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친일매국 검찰 독재정권 퇴진과 주권 회복을 위한 월요시국기도회'에서 "살얼음판 위에서도 그는 태연하고 과감하다"며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했다.
이날 시국미사에서는 성직자들의 발언이라고는 귀를 의심할 정도로 비판 수위가 높았다.
사제단은 이날 발표한 성명 '분단, 겨레의 원한'을 통해 "고도의 직관과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필요한 시점에 하필 어떤 기준으로는 보통 이하인 자가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이 됐다"며 윤 대통령을 깎아내렸다.
이어 "그 후 '눈 떠보니 선진국'이었다던 나라는 갈수록 '헬조선'으로 되돌아가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서도 윤 대통령을 맹폭했다.
사제단은 "이웃 나라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강요하는 일본 총리가 자국 어민들의 반발을 무시하고 '핵 폐수' 투기를 예고했다"면서 "덩달아 마셔도 되는 '처리수'라면서 방사성 오염수의 무단 방류를 두둔하는 자가 우리 가운데 있다"고 꼬집었다.
또 "골수 친일파라고는 하나 인류 전체의 생존과 직결된 범죄의 하수인이 되고 싶어 안달이니 어째야 옳은가"라고 역설했다.
"권력 시녀였던 검찰이 권력 주체 되면서 '적폐 정권 시즌2 도래"
사제단은 "기대했던 적폐 청산도 삶의 근본적 개선도 없었다"며 "오히려 권력의 시녀였던 검찰 일당이 권력의 주체가 되면서 '적폐 정권 시즌2'가 도래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겪고 보니 '검찰 독재'보다 '군사 독재'가 덜 나쁘다"며 "군사독재는 경제 하나만큼은 책임지겠다고 한 반면, 검찰 독재는 어른들이 천신만고 끝에 거둔 성장과 민주화의 결실을 남의 나라 손에 넘기고는 국익을 챙겼다고 우길 정도로 반민족적·반국가적이다"라고 비난했다.
시국미사는 의정부교구 원동일 신부의 강론을 시작으로 보편지향기도, 고양 비상시국회의 김훈래 상임대표의 발언, 의정부교구 상지종 신부의 성명서 낭독 등 순으로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다.
신도 등 참석자들은 시국미사 도중 "윤석열 퇴진"을 수없이 외쳤다. '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일본 영업사원 1호 윤석열 탄핵' 등 종이 팻말도 함께 들어 올렸다.
사제단은 이날 신부 70여 명 등 6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다음 시국미사는 다음 달 5일 인천에서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사제단은 지난달 10일 서울시청 인근에서 열린 첫 시국기도회에서도 윤 대통령을 "강한 자에게 한없이 비굴하고 약자들에게는 한없이 비정한 '삯꾼'"이라고 표현하거나 "윤석열 씨"라고 지칭한 바 있다.
한편,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지난달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월요일 저녁 '시국 미사'를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