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용은 2021-2022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도 경험했다. 지난 시즌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지만 올해 자유계약선수(FA) 가운데 최대어로 불릴만큼 실력과 경력을 두루 갖췄다.
최준용은 고민 끝에 전주 KCC를 선택했다. 계약 기간 5년, 첫해 보수 총액 6억원(인센티브 1억8천만원 포함)에 도장을 찍었다. 그가 미국 무대에 도전할 때 구단이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최준용의 명성과 기대에 걸맞는 금액은 아니다.
최준용은 22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 센터에서 개최된 KCC 입단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그는 "연봉킹을 노리는 선수가 많고 나도 그런 조건을 받았다. 나는 연봉킹보다는 농구킹이 되고 싶다. 그래서 KCC를 선택했다. KCC를 꼭 킹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최준용은 "KCC는 좋은 선수가 많은데 교통정리는 안 된 팀이었다. 내가 간다면 사이좋게 하나씩 나눠 먹으라고 패스도 주고 교통정리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득점에 욕심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승리에 목마른 미친 놈이다. 우리 선수들을 도와주며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KCC는 KBL 무대에서 보기 드문 '슈퍼 팀'으로 거듭 났다. KCC는 지난해 FA 시장에서 이승현과 허웅을 영입했다. 차기 시즌 초반에는 2021년 정규리그 MVP 송교창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여기에 최준용의 재능이 더해진다.
공교롭게도 최준용이 떠난 SK와 최준용이 가세한 KCC가 현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차기 시즌 우승 후보로 떠오른다. SK는 최준용을 잡지 못해 전력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FA 시장에서 오세근을 전격 영입했다. 김선형과 오세근의 베테랑 원투펀치에 쏠리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최준용은 차기 시즌 우승 후보는 KCC라고 못박았다.
최준용은 "편하게 할 수 있는 우승은 없다. 그런데 이제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SK에 남았다면 전력이 더 좋았을 거라고 하는데 그건 맞다. 내가 있는 팀은 무조건 우승 후보"라면서 "이제 SK는 우승 후보가 아니다. KCC다. SK는 노인즈다. 우리는 젊음으로 밀고 가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동석한 전창진 KCC 감독은 "최준용은 팀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며 "밖에서 보는 최준용과 테이블에 앉아서 얘기한 최준용은 달랐다. 남자답고 솔직하다. 개성이 있다는 게 나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껏 편안하게 제 역할을 해주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