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등 앓는 2030, 또래 비해 심근경색 위험 58%↑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숭실대 한경도 교수팀
성격장애·조현병 내력 있으면 뇌졸중 위험 약 2배 가량 증가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박찬순 임상강사,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우울증 등의 정신질환을 앓는 청년층은 또래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40~60% 가량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신질환자는 일반인보다 기대수명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체적 질환에도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22일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최의근 교수·박찬순 임상강사와 숭실대 정보통계보험수리학과 한경도 교수 공동연구팀은 정신질환 병력이 있거나 현재 앓고 있는 20~30대는 같은 연령대 일반인에 비해 심근경색 위험이 58%(1.58배), 뇌졸중 위험이 42% 높다(1.42배)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09~2012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39세 성인 655만 7727명을 추적 관찰해 정신질환 유무에 따른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비교한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을 정신질환 병력 유무로 구분하고, 약 7년에 걸쳐 심근경색 또는 뇌졸중이 발생하는지 여부를 살폈다.
 
심근경색은 암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2위, 뇌졸중은 4위에 이를 만큼 돌연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팀이 설정한 '정신질환'은 △우울장애 △양극성장애 △조현병 △불면증 △불안장애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성격장애 △신체형장애(심리적 요인이나 갈등으로 인한 심리적 장애가 신체적 형태로 나타나는 질환) △섭식장애 △물질사용장애(특정 물질을 반복 사용해 다양한 문제가 나타남에도 중단·조절하지 못하는 질환) 등 총 10가지다.
 
관찰대상 7~8명 중 1명(13%·85만여 명)은 과거에 정신질환을 앓았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제공

정신질환이 심근경색·뇌졸중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질환별로 다소 차이가 있었다. 전쟁, 자연재해, 사고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경험한 뒤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PTSD와 물질사용장애 병력은 심근경색 위험을 각각 3.13배, 2.47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파악됐다.
 
뇌졸중의 경우, 성격장애와 조현병 병력이 있으면 각각 3.06배, 2.95배로 발생 위험이 올라갔다. 반면 PTSD와 섭식장애 병력은 뇌졸중 위험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아무리 젊은 나이더라도 정신질환 병력이 있다면 심혈관질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강조했다.
 
최의근 교수는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았거나, 받는 중인 젊은 성인에게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적극적인 건강검진 및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함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며 "추후 정신질환 치료 시 심혈관질환 위험이 일반인 수준으로 정상화될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유럽 심장예방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미국 CNN('A mental illness in your 20s and 30s could mean a greater chance of heart attack and stroke')에도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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