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화재 현장에서 30대 남성이 이웃들을 대피시켜 생명을 구했지만 치료비를 직접 내야 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사람은 구했지만 돌아오는 건 후회였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돼 있다.
자신을 인천에 사는 39세 가장으로 소개한 이 남성은 "지난달 일하는 장소 근처 빌라에서 불이 나 119에 신고한 뒤 무작정 화재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불이 번질 수 있다는 불안감에 '불이야'를 외치며 1층부터 5층까지 주민들을 대피시켰다"며 상황을 모르는 주민과 어르신 등 8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남성은 유독가스를 마시고 주저앉게 됐고 이후 소방차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응급 처치를 받고 안정을 취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병원에서 치료비를 요구해 황당했다는 느낌을 전했다.
이 남성은 "나름 좋은 일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치료 후 치료비를 내고 가라는 얘기에 황당함을 느꼈다"며 "치료 이후에도 한 달 이상 가슴에 통증을 느껴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토로했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 불은 지난달 4일 오전 10시 17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 옥상에서 났다. 소방당국은 펌프차와 구급차 등 장비 17대와 50명의 인력을 투입해 5분만에 불을 완전히 껐다.
이 불로 옥상 외벽 등이 소실돼 48만원(소방서 추산)의 재산 피해가 났다. 하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당시 빌라 옥상에서 불이 나 출동한 것은 맞지만 남성과 관련한 일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