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헌은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주전 포수 이지영 대신 안방을 지켰다.
선발 마스크를 쓴 김동헌은 토종 에이스 안우진과 완벽한 배터리 호흡을 보였다. 안우진은 이날 6이닝 6피안타 7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 팀의 7 대 3 승리와 함께 시즌 3승(2패)째를 수확했다.
이지영과 주로 호흡을 맞춰왔던 안우진은 후배인 김동헌을 리드하며 경기를 풀어갔다. 김동헌은 "오늘 경기 전 (안)우진이 형과 타자에 대한 계획도 미리 세웠고, 앉는 위치나 코스도 미리 정하고 들어갔다"면서 "초반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진이 형이 워낙 잘 리드해 줘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안우진은 1회부터 무려 35개의 공을 던질 정도로 투구 수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특히 2사 1, 2루에서 호세 로하스와 승부가 13구째까지 이어질 정도로 애를 먹었다.
결국 안우진은 로하스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김동헌은 당시 상황에 대해 "우진이 형의 가장 큰 강점인 직구로 승부했는데 안타를 맞았다. 결과론이지만 타자가 잘 친 것 같다"면서 파울이 많이 나오면 볼 배합 하는 입장에서도 많이 어렵다. 그래도 최소 실점으로 막아서 다행인 것 같다"고 떠올렸다.
김동헌-안우진 배터리는 2회부터 4회까지 무실점 이닝을 합작하며 완벽한 호흡을 펼쳤다. 3 대 1로 앞선 5회에는 무사 2, 3루에서 정수진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 차로 쫓기며 역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안우진은 후속 타자 3명(박계범, 양의지, 양석환)을 연속 3구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력을 뽐냈다. 이는 역대 KBO 리그 14번째 세 타자 연속 3구 삼진이었다.
이때 김동헌의 볼 배합이 결정적이었다. 안우진은 "양의지 선배를 상대로 던진 초구 커브는 동헌이의 선택이었다. 결과가 잘 나와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우진도 김동헌과 호흡에 만족감을 보였고, 그의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우진은 "사실 캠프 때 피칭을 한 번밖에 못 해봤다. 직전 등판부터 (김)동헌이랑 하게 됐는데, 내가 어떤 상황에 뭘 던질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며 "나중에 (이)지영 선배님이 은퇴하시면 동헌이와 호흡을 맞춰야 한다. 동헌이도 경험을 쌓아야 하고 서로 호흡을 맞춰가야 한다"고 말했다.
'타격 천재' 이정후의 조언도 있었다. 김동헌은 "8회말 타석에 들어서기 전 (이)정후 형이 (타석에서) 조금 앞으로 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셔서 그대로 했는데 오늘 나온 것 중에 가장 좋은 타구가 나왔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안우진은 포수와 타자 역할 모두 완벽히 해낸 김동헌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동헌이한테 너무 고맙다. 타석에서 3안타를 쳐주면서 많이 도와줬다"면서 "신인인데도 블로킹까지 잘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