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23만여 명을 보유한 유튜버 일당이 불법 도박을 생중계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18일 서울 마포경찰서는 유튜브에서 불법 도박 장면을 실시간 중계하는 등 조직적으로 도박사이트를 홍보하고 운영한 총책 전모(27)씨 등 일당 9명을 도박공간개설 혐의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지난 4월까지 유튜브 채널 33개를 개설해 자신들이 직접 바카라 도박을 하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33개 채널 구독자수를 단순 합산하면 23만여 명에 이르렀고, 이들 일당이 모집한 회원들이 불법 도박 계좌에 입금한 금액은 450억 원에 달했다.
이들은 도박을 중계하면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도박사이트 주소와 가입할때 필요한 추천인 코드를 전송하는 등 시청자가 불법 도박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렀다. 총책 전씨의 관리 아래 2인 1조로 3개 조를 편성, 1명은 바카라 도박에 직접 참여하는 모습을 생중계 했고, 다른 1명은 회원가입을 상담해 회원들을 모집·관리했다.
오전 1시부터 오후 1시까지는 야간조를 별도로 운영하며 미리 녹화해둔 영상을 유튜브 방송으로 보여주고 24시간 회원들을 모집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총책 전씨는 회원을 유치한 대가로 도박사이트 운영자로부터 8억 원 상당을 현금으로 받았고, 일당에게는 1인당 월 300만~1천만 원의 수당을 지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들은 수익금을 유흥, 쇼핑, 도박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도박 게임을 중계할 때 마스크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범행 과정에는 대포폰 및 대포통장을 사용하는 등 신분을 철저히 숨겼다.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홍보 사무실을 2~3개월마다 옮기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 사무실이 있던 인천 부평구에서 이들을 검거하고 사무실 임대차보증금 등 총 1억 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또 피의자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 등 6350만 원 상당을 압수했다. 범행에 사용된 유튜브 채널 33개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차단 요청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진과 도박 참여자들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도박사이트에 대한 엄정한 수사는 물론,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범죄의 경우 그 파급성을 고려하여 지속적인 관심과 단속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