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16일(현지 시각) 바레인 마나마에 있는 이사(ISA) 스포츠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 예선 A조 3차전에서 인도네시아 리그 준우승팀 자카르타 바양카라 프레시시에 세트 스코어 1 대 3(28-30, 17-25, 25-22, 21-25)으로 졌다. 2승 1패 승점 6에 머물러 자카르타(승점 7)에 조 1위 자리를 내줬다.
앞서 1, 2차전에서 승리로 8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대한항공은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이번 대회 첫 패배를 당했다. 조 2위로 8강에 오른 대한항공은 오는 18일 일본 산토리 선버즈와 8강 조별 리그 E조 첫 경기를 치른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에서 시작된 이번 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2005년 V리그 출범 후 남자팀으로는 최초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2022-2023시즌을 마친 뒤 휴식을 취할 수 있었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대회 참가를 결정했다.
선수들 사이에선 자칫 부상을 당해 다음 시즌을 망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틸리카이넨 감독은 3시즌 연속 통합 우승을 달성한 선수단이 자칫 자만에 빠질 수 있다는 생각에 자극을 주려 했다. 한국 무대를 벗어나 더 높은 수준의 배구를 하는 팀과 선수들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득했다.
선수들의 성장을 원하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계획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줄 새로운 자극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
틸리카이넨 감독의 고국인 핀란드 국가대표팀과 대결이다. 핀란드 대표팀은 오는 9월 말에서 10월 초에 일본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을 치르기 위해 한국에 베이스 캠프를 차린다. 핀란드는 대한항공과 평가전을 통해 올림픽 예선을 준비할 예정이다.
핀란드와 평가전은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적잖은 자극이 될 전망이다. 한국의 남자 배구 세계 랭킹은 34위다. 이에 따라 한국은 상위 24개국이 출전하는 올림픽 예선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한항공 선수들에게 핀란드 선수들과 격돌은 세계 수준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선수들은 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를 경험하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