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그레디는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롯데와 홈 경기에 7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팀의 1 대 3 패배를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특히 0 대 1로 뒤진 8회말 무사 2루 득점권 찬스에서는 박정현과 교체되는 굴욕을 맛봐야 했다. 대타로 나선 박정현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했고, 2사 1, 2루에서 정은원이 적시타를 날려 1 대 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정규 이닝에서 승부를 내지 못한 양 팀의 승부는 연장으로 접어들었다. 10회초 롯데가 노진혁의 2점 홈런으로 다시 앞서갔고, 한화는 10회말 2점 차 열세를 좁히지 못한 채 결국 패했다.
두 경기 연속 무안타로 침묵한 오그레디의 시즌 타율은 1할2푼2리(74타수 9안타)로 추락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팀 내 타자들 가운데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인 타자 중에서도 최하위다. 타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할 외국인 타자가 오히려 타팀에게 가장 만만한 상대가 된 셈이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오그레디와 연봉 90만 달러(약 12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에서 활약했던 만큼 한국 야구에도 쉽게 적응할 거라 판단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여기에 이들 팬들은 오그레디를 비롯해 반복되는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에 대해서도 분노를 표출했다. 특히 올 시즌 새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를 영입한 데 의문을 제기했다. 스미스는 지난 1일 키움과 개막전 선발로 나섰지만 2⅔이닝 만에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자진 강판했다. 근육 미세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2주 넘게 자리를 비웠고, 결국 한화를 떠났다.
게다가 오그레디마저 극심한 부진에 빠져 깊은 허탈감을 느끼고 있다. 팬들은 "연이은 외국인 선수 영입 실패가 성적 부진으로 직결됐으나 한화 프런트는 이를 제대로 직면하지 않고 있다"면서 "터무니없는 보장 금액과 안일한 계약으로 결국 외국인 교체권과 막대한 비용이 공중분해됐다"고 한탄했다.
수베로 감독 경질 후 차기 사령탑으로 부임한 최원호 감독도 이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오그레디에 대해 "처음 2군 왔을 때 밸런스가 안 좋았다. 연습 때는 좋아졌는데 경기 때는 그만큼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미스가 바로 가고 오그레디도 부진해 (손혁) 단장님이 미안하다'고 하셨다"고 전했다.
이에 일부 팬들은 한화 구단에 책임을 묻고 있다. 이들 팬들은 "오랫동안 응원해온 팀이 더 이상 망가지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면서 "팬들은 구단의 조속한 후속 조치,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와 단장의 사퇴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