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기소' 김만배, 檢에 불만 표출… 재판부도 '아쉬움'

대장동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재판 17일 시작
유동규 제외한 김만배, 남욱 등 혐의 부인
검찰 기소 방식 두고 설전 오가기도
재판부도 "검찰 공소 사실 명확하게 좀…"

대장동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피고인들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된 사건의 첫 재판에서 검찰의 기소 방식을 두고 불만을 터트렸다. 재판부도 검찰을 향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7일 오전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만배 씨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정민용 변호사 등 5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 기일을 진행했다.

유동규 전 본부장 측만 "사실관계를 인정한다"며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가운데 나머지 피고인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김 씨 측은 검찰의 기소 방식을 두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현재 대장동 관련 재판은 서울중앙지법 내 형사합의 재판부 3곳에서 각기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서로 연관된 재판이 나뉘어 있고, 영향을 줄 수 있다 보니 법원도 진행 방식 등을 두고 고심에 빠진 상황이다.

김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과 기존 대장동 배임 사건, 이재명 대표가 기소된 재판의 순서를 어떻게 진행할지는 풀기 어려운 숙제"라며 "이 책임은 재판 진행 중에 공소사실을 바꾸고 수사를 마쳐서 한꺼번에 마칠 수 있었는데도 순차적으로 기소하고, 동일한 사실 관계에 법조를 따로 적용해서 기소한 검찰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검찰의 공소장 일본주의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라며 "공소장 구성요건과 무관한 기재가 너무 많다. 표현도 '통해', '통하여' 등을 반복하는데 굉장히 모호해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고 있다.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어떻게 했는지 분명하게 특정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류영주 기자

검찰은 즉각 반발했다. 검찰은 "범죄는 갈수록 조직화, 고도화, 첨단화, 교묘화되고 있다"라며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도 처음엔 조직적으로 증거가 인멸됐고, 이후에 배후 공범에 대한 추가 수사로 피해가 확대되거나 다른 부분이 밝혀졌는데 이것을 추가기소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수사가 일단락돼 기소가 가능해졌는데, 추가 기소가 될 수도 있는 것에 대비해서 이 사람들을 처분하지 말고 그냥 둬야 한다는 부분도 (동의할 수 없다)"라며 "이 부분도 분리 기소라고 비난하면 동의가 어렵다"라고 맞섰다.

지난 2021년부터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에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우선 피고인들 혐의와 관련해 "심판 대상이 명확하게 특정된 것인지 불분명하다. 공소장 일본주의와도 연관된 부분"이라며 "다른 재판부의 공소사실과 연결돼 들어간 부분도 상당 부분 포함된 것 같고, 전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분으로 돼 있는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다.

또 "피고인들이 공모했다는 것, 직무수행 중 알게 된 비밀이 무엇인지, 그것을 이용해 피고인들이나 제3자 취득한 재산상 이익이 무엇인지가 검찰의 공소 사실이다"라며 "그런데 현재 공소장 기재를 보면 어떤 비밀이 이용됐다고 하는 것인지, 그 비밀이 어떻게 이용됐다고 하는 것인지 선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검찰의 추가 기소와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서도 "계속해서 검찰에서 추가 내지 보강하는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사실 시차가 그렇게 많지 않게 수사가 완결되고 공소가 제기됐다면 지금과 같은 고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시차가 상당한 기간이기 때문에 그 사건들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고민과 현 상태를 보면 절차가 중복되거나 이전에 했던 것을 다시 진행하고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객관적인 상황을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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