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도 환영하는 ''''술'''' 축제

학내 주막서 미성년자 호객 등 밤새 술판… 경찰 ''''관례인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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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축제 학내 행사장에서 미성년자에게 공공연하게 술을 팔고 있지만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성과 함께 술을 먹고 싸움과 갖은 시비도 벌어졌지만 축제란 명목 속에 묻혀 버렸다.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학내에서 ''''우암대동한마당'''' 축제를 벌인 청주대의 자화상이다.

최근 대학 축제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술 문화와 연예인 초청 공연은 지난 3일 청주대에서도 다를 게 없었다. 게다가 공연을 보러온 고등학생들은 공연장 옆 주막으로 몰려 당당하게 술을 퍼 마셨다.


대학생들마저 ''''축제는 1년에 한번 먹고 즐기며 회포를 푸는 날''''이라며 자신들도 고등학생 때 그랬다는 식으로 이런 모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대학 축제를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대학 측은 경로잔치 등도 준비했지만 학생들은 정작 이런 행사에 대해 관심이나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단지 먹고 즐기는 행사로만 인식하고 있는 듯했다.

신입생 이모(19)씨는 ''''올해 이 대학에 입학했지만 축제는 지난해에도 친구들과 왔었다''''며 ''''고등학교 때는 단속 때문에 일반 술집에 가기가 어렵지만 대학교 축제는 아무런 제제가 없어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청주대 축제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많이 눈에 띄었으며, 삼삼오오 모여 술잔을 기울였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학생들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 보니 어깨를 부딪치며 시비를 걸고 싸움으로 이어지는 모습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친구들과 공연을 보러 왔다는 여고생 신모(18·고3)양은 ''''중학생 때부터 대학 축제를 찾아 연예인 공연을 관람했고, 지난해에는 대학생들과 어울려 함께 술도 마셨다''''며 ''''주막 앞을 지나다 보면 먼저 알아보고 손을 잡아끌며 ''''술 마시고 가라''''고 하는 곳이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이 중·고생들의 신분증 검사는커녕 ''''호객''''행위까지 일삼고 있었다.

주막에서 장사를 하던 학생 임모(26)씨는 ''''2주 전부터 주막 준비를 하면서 고등학생들이 오면 어떻게 할지 거론된 적이 있지만 결국은 신경 안쓰고 그냥 팔고 있다''''며 ''''정신없이 바쁘기도 하고, 괜히 시비 붙어서 축제 분위기를 깨고 싶지도 않다''''고 말했다.

대학이라는 큰 배움터가 법의 사각지대로 전락해 중·고생들에게 술을 팔고, 이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 우리나라 대학의 한심한 현실이다.

경찰관계자는 ''''청소년 보호법상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아니지만 청소년에게 술을 제공한 자는 법규에 위반돼 처벌할 수 있다''''며 ''''대학교 축제에서 고등학생들이 술을 마시는 것은 알고 있지만 하나의 관례로 보고 넘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동양일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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