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일본 방문이 약 1주일 앞둔 가운데 해외 석학이 오염수의 위험성이 과장됐다며 "마실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사선 분야에서 세계적인 석학으로 꼽히는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물리학과 명예교수(82)는 15일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원자력학회가 '저선량 방사선 영향과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공포가 집어삼킨 과학'을 주제로 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후쿠시마 앞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1ℓ 물이 내 앞에 있다면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적인 수준의 80% 수준밖에 방사선 수치가 오르지 않는다. 수백 리터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인체 안에는 여러 방사선원이 배출하는 방사선량이 ㎏당 60~100베크렐(㏃) 수준으로 존재하는데 오염수 내 삼중수소가 미치는 영향도 비슷한 수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앨리슨 교수는 40년 이상 방사선과 핵물리학을 연구했고 지난 2009년 발간한 저서 '공포가 과학을 집어삼켰다(Radiation and Reason - The Impact of Science on a Culture of Fear)' 등을 통해 방사선과 원자력 위험성이 과장됐다는 주장을 해왔다.
그는 ALPS로 오염수를 재처리해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에 대해 "마셔도 12~14일 정도면 몸 밖으로 배출된다"며 "물과 함께 씻겨나가는 삼중수소의 성질이 있어서 어패류에도 영향이 없다"고 주장했다.
오염수가 안전하다면 왜 식수나 공업용수로 활용하지 않고 방류를 선택했는지에 대해서는 "해양 방류를 하는 것이 가장 쉽고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그는 한국 시찰단이 일본서 확인해야할 것에 대해서 "오염수 내에 (삼중수소를 제외한)다른 오염물질이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며 "삼중수소는 해가 없다고 볼 수 있지만 스트론튬이나 세슘 등이 제대로 걸러졌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앨리슨 교수의 주장은 2년 전 아소 다로 당시 일본 부총리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마셔도 아무렇지도 않다"고 발언했지만 일본 시민들은 "그렇다면 직접 마셔보라" 등의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에도 삼중수소의 무해성 주장을 바라본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누리꾼들은 "당장 마셔주세요. 1년 동안 마신다면 인정합니다", "원자력 개발을 하는 분이라서 안전을 주장할 수 밖에 없을 것", "마시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왜 바다에 버린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