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15일(현지 시각) 바레인 마나마의 이사 스포츠 시티에서 열린 대회 A조 조별 예선 두 번째 경기 바레인의 알 아흘리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 대 0(25-19, 25-21, 25-22) 완승을 거뒀다. 세터 유광우의 노련한 경기 운영 아래 정지석(17점)과 임동혁(13점)의 좌우 날개가 펄펄 날았다.
전날 호주의 캔버라 히트를 상대로 3 대 0 완승을 거둔 대한항공은 이틀 연속 3 대 0 셧아웃 완승을 통해 승점 6을 쌓았다. 16일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바앙카라와의 맞대결 결과에 상관없이 조 2위는 확보하며 8강 진출을 거머쥐었다.
알 아흘리에는 5월초 열린 남자부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로 삼성화재의 지명을 받은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쿠바)가 단기 계약으로 합류해 뛰고 있어 관심을 끌었다. 대한항공에서도 2020-2021시즌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합류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합작했던 요스바니는 경기 전 유광우, 정지석과 함께 코트에서 악수를 나누며 화기애애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좌우 에이스인 정지석과 임동혁이 팀 공격을 이끌었다. 정지석은 블로킹 2개 포함 17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은 68%에 달할 만큼 순도가 높았다. 리시브도 팀 내 최다인 31개를 받아 15개를 세터 머리 위로 전달했다. 임동혁은 블로킹 1개, 서브 득점 1개 포함 13점(공격 성공률 52%)으로 오른쪽을 든든히 책임졌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바레인 교민 30~40명이 이사 스포츠 시티를 찾아 열띤 응원을 보내줬다. 팀 내 최다 득점을 올리며 해결사 역할을 한 정지석은 경기 후 "외국에서 나와서 이렇게 응원해 주시는 게 되게 힘이 난다"면서 "'대한민국' 소리가 그치지 않을 정도로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상대팀 알 아흘리의 전력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익히 아는 선수들이 용병으로 오면서 위압감이 있기는 했는데 역시 호흡이 좀 안 맞는 모습이었다. 그런 것을 노렸는데 잘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기를 운영한 유광우는 "(바레인 미들 블로커들이) 한국 미들 블로커들에 비해 신장이나 피지컬은 괜찮은데 기본기나 이런 게 좀 부족한 느낌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보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유광우는 다음 시즌 삼성화재 합류를 앞두고 알 아흘리에서 뛴 요스바니에 대해서도 평가했다. 그는 "여전히 공격적인 선수인 것 같다"면서도 "한국 배구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 들어왔던 건데 저희가 서브로 잘 공략을 했더니 요스바니 리듬이 조금 무너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시즌에도 충분히 요스바니를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