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함유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여러분 날씨 얘기 좀 해 보겠습니다. 어제 어떠셨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5월인데 왜 이렇게 쌀쌀해, 꽤 두툼한 외투 걸치고 다녔는데 어제 갑자기 기온이 최대 30도까지 쑥 오르면서 반팔 차림도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늘은 온도가 더 올라서 최대 34도까지 치솟는 곳이 있다네요. 느낌이 심상치가 않아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7~8년 전의 그 더위, 그러니까 자동차 보닛 위에다가 달걀 프라이를 했다는 둥 혹은 자동차에다 날달걀을 놓고 내렸는데 그 달걀이 익어버렸다. 이런 뉴스가 나올 정도였던 그 더위가 올해 다시 올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어떻게 이런 예측이 나온 건지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함유근 교수 연결을 해보죠. 함 교수님 나와 계세요?
◆ 함유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8년 전에 진짜 무진장 더웠어요. 그때 제가 인터뷰까지 했던 게 뭐냐면 자동차 안에 보닛 위에다가 달걀 깨서 프라이 만들었다 하시는 분하고 화제 인터뷰 했거든요. 그런데 그런 더위가 올해 또 올 수도 있다고요?
◆ 함유근> 저희가 어느 정도는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라고 지금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 예측이 맞을지 안 맞을지는 더 봐야겠으나 과학자들이 그렇게 될 수도 있다라고 얘기하는 근거는 있을 텐데 그게 슈퍼 엘니뇨의 발생이다, 이런 말씀이에요?
◆ 함유근> 네.
◇ 김현정> 슈퍼 엘니뇨가 뭡니까?
◆ 함유근> 일단 엘니뇨, 라니냐를 먼저 설명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하는 현상입니다. 통상 한 0.5도 이상 상승하면 저희가 엘니뇨로 정의를 하는데요. 역대급 엘니뇨, 슈퍼 엘니뇨 이렇게 부르는 것은 그 강도가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훨씬 강할 때 저희가 그런 말을 많이 씁니다.
◇ 김현정> 바닷물 온도가 얼마나 올라갔을 때요?
◆ 함유근> 지금 저희가 얘기하는 슈퍼 엘니뇨 같은 경우는 한 3번, 4번 정도 있었는데 그 케이스들은 해수면 온도,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한 그런 케이스들이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1.5도. 그 정도면 슈퍼 엘니뇨, 그냥 엘니뇨도 아니고 슈퍼 엘니뇨다. 엘니뇨, 라니냐, 이런 단어들이 기후 변화 얘기할 때 항상 나오는데 엘니뇨랑 라니냐는 어떻게 다릅니까?
◆ 함유근> 엘니뇨는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이고요. 라니냐는 그게 어떻게 보면 반대되는 현상이라고 보시면 되는데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내려가는 현상을 라니냐라고 부르죠.
◇ 김현정> 해수면 온도, 쉬운 말로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엘니뇨, 내려가면 라니냐.
◆ 함유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이게 주기적으로 계속 반복된다면서요. 라니냐가 왔다, 어떤 해에는 엘니뇨가 왔다, 그건 또 왜 그렇습니까?
◆ 함유근> 저희가 자세한 역학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엘니뇨, 라니냐는 자연 변동 현상입니다. 그래서 엘니뇨가 한 번 생기면 통상적으로 다음 엘니뇨는 3년에서 7년 주기를 가지고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그 사이에 엘니뇨, 라니냐. 엘니뇨가 한번 왔으면 그다음에 라니냐가 오는 이런 자연 변동 현상이라고 설명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자연적으로. 이게 그러면 지구온난화, 이런 거하고 관련은 없는 거예요?
◆ 함유근> 기본적으로 지구 온난화가 있기 전부터 엘니뇨는 계속적으로 있어왔던 현상이고요. 다만 지구 온난화가 되고 기후변화가 되면 엘니뇨의 특성이 변화한다는 연구들은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기후변화가 되면 슈퍼 엘니뇨의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든지 아니면 강도가 통상적으로 강해진다든지 이런 연구들이 있기 때문에 저희가 어떻게 보면 엘니뇨랑 기후 변화가 관련이 없다고는 할 수가 없죠.
◇ 김현정> 제가 무슨 말씀인지 이해가 되네요. 엘니뇨, 라니냐. 바닷물 온도가 어떤 해 올라가고 어떤 해 내려가고는 예전에도 있었던 건데 이 지구온난화가 심해지면서 슈퍼 엘니뇨, 슈퍼 라니냐, 혹은 그 빈도가 더 강해진다든지 이런 식이 된단 말씀. 알겠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바로 여러분 슈퍼 엘니뇨가 이미 발생했다는 겁니다. 슈퍼 엘니뇨가 발생해서 바닷물이 다른 때보다 더 달궈지면 더워지면 그러면 기후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 건가요?
◆ 함유근> 통상 엘니뇨는 동아시아 지역이나 호주 지역의 가뭄을 유발하는 그런 경향성이 있고요. 그리고 동태평양 지역의 인근에 있는 남아메리카 대륙에는 홍수를 유발하는 그런 경향성이 있습니다. 그런데 슈퍼 엘니뇨가 오면 그 통상 관련성들은 더욱 강화가 되는 그런 현상이 있고요. 비슷하게 우리나라도 통상적인 엘니뇨보다 슈퍼 엘니뇨가 왔을 때 더 강한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는데 저희가 통계적으로 분석을 해보면 지금은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는 발달기라고 볼 수가 있거든요. 엘니뇨 발달기보다는 엘니뇨 최절정기, 통상 겨울철이 되는데 겨울철과 엘니뇨 쇠퇴기라고 부르는 다음 해, 올해 엘니뇨가 오면 다음 해가 쇠퇴기가 될 텐데 그다음 해의 관련성이 통상적으로는 큰 편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발달기인데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상 기상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는 그런 조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볼 수가 있죠.
◇ 김현정> 아니,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올라가면 수증기 공급이 많아질 거고 그러니까 수증기가 많이 발생할 거고 그래서 홍수가 온다, 물 폭탄이 쏟아진다. 이거는 제가 이해가 되는데 아까 가뭄으로 또 나타나는 것도 있다고 하셨죠. 그건 왜 그래요?
◆ 함유근> 그러니까 엘니뇨가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를 상승시키는 건데 그렇게 되면 큰 대규모 대기 순환이라고 부르는 그런 대기 순환이 바뀝니다. 그러면서 비단 동태평양에만 온도나 강수가 바뀌는 게 아니고 다른 먼 지역의 강수량도 바꿀 수 있는 그런 대규모 대기 순환에 변동이 발생을 하게 되거든요. 그래서 비단 동태평양뿐만 아니라 호주나 이런 동남아 지역에까지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러니까요. 그런데 왜 가뭄이 생기냐고요.
◆ 함유근> 그러니까 열대 동태평양 강수가 늘어나면 원래 강수량이 굉장히 많았던 지역이 서태평양입니다. 그런데 강수량이 동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원래 비가 많이 오던 서태평양 지역, 호주나 동남아시아가 있는 그 지역은 상대적으로 강수량이 감소를 하게 되는 거죠.
◇ 김현정> 한 곳에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면 오히려 다른 곳에는 반작용처럼 또 가뭄이 벌어지는 거군요. 그러니까 항상 지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가뭄이 어느 지역에 엄청 심하면 어느 지역은 또 홍수가 있고 홍수가 어느 지역이 엄청 심하면 어느 지역은 가뭄이 있고 늘 그렇던데 다 그게 그런 거군요.
◆ 함유근> 네, 서로 관련이 다 되어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니 최근에 많이 들리는 뉴스가 뭐였냐면 동남아 이런 곳에 온도가 벌써 40도를 웃돌고 있다, 이런 뉴스를 최근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코로나 풀리고 나서 모처럼 동남아로 어디 태국으로 베트남으로 여행 가야지 했던 분들 깜짝 놀라신대요. 돌아다니지도 못하신대요. 너무 더워서. 제가 조사를 해봤더니 태국의 4월 평균이 34도인데 이맘때 평균이죠. 그러니까. 34도인데 올해 45.5도. 체감온도는 50도 기록했고요. 베트남 하노이 같은 경우는 이맘때 평균이 32도 정도여야 되는데 올해 44.1도. 여기도 베트남 역사상 최고 기록. 미얀마도 한 43도까지 올라가서 다 최고 기록을 깼더라고요. 이게 바로 올해 발생한 슈퍼 엘니뇨 때문입니까?
◆ 함유근> 그러니까 기후변화와 관련된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가 중첩돼서 나타나는 효과라고 보셔야 될 것 같아요. 과거에도 슈퍼 엘니뇨가 3~4차례 있었는데 그때의 어떤 영향보다 지금 더 고온 현상이 훨씬 더 뚜렷하게 나타나는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슈퍼 엘니뇨 혼자 만들어 냈다기보다는 기후변화가 중첩돼서 나타나면서 온도가 급히 상승했던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지금 동남아에서 보이는 이 상황이 우리에게도 펼쳐지지 않을까, 이게 하나 우려인 거고 과학적으로 봤을 때는 그 가능성이 있다는 말씀이신 거고요. 이렇게 기후가 올라가면서 같이 나타나는 게 물폭탄, 비가 엄청 많이 오는 현상이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원래 늘 초여름쯤에 장마가 있지 않습니까?
◆ 함유근> 네.
◇ 김현정> 올해 그럼 비는 어떨 거라고 보세요?
◆ 함유근> 엘니뇨가 과거 한 10여 차례 있었습니다. 그래서 과거 엘니뇨가 발생했을 때 전반적으로 한반도 강수가 어땠는지를 분석을 할 수가 있는데 그런 걸 분석을 해보면 전반적으로 엘니뇨가 발달하고 있는 여름철에는 강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슈퍼엘니뇨 예를 들어보면 상황이 조금 다른데요. 슈퍼엘니뇨가 과거 세 차례 혹은 네 차례 얘기를 하는데 슈퍼엘니뇨들만 뽑아서 저희가 분석을 했을 때는 강수보다는 온도 상승이 조금 더 두드러집니다. 강수가 상승하는 현상은 그렇게 뚜렷하지 않았고요. 중부 지역을 중심으로 온도가 상승하는 경향이 슈퍼 엘니뇨의 경우에 한정했을 때 나타나는 그런 경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슈퍼 엘니뇨가 해수면 온도 올리는 거지만 기온 올리는 것이 훨씬 두드러지지 물폭탄으로 바로 이어지는 확률은 더 적다는 말씀.
◆ 함유근> 네, 우리나라에 대해서 말씀을 드립니다.
◇ 김현정> 우리나라에 한해서는 그렇다는 말씀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문자들이 막 들어오는데요. 워낙 날씨 이상하다, 기후 이상하다, 이런 일들이 워낙 잦다 보니까 오늘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도 예전만큼 충격적이지는 않다, 이런 분들이 계세요. 참 이것도 이게 웃픈 일입니다.
◆ 함유근> 네. 기후 변화가 되고 지구 온난화, 이런 것들이 뉴스를 많이 타고 지구 온난화를 몸소 겪으시다 보니까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들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렇게 극한 기상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 자체가 뉴노멀이 되고 있는 것 같고요.
◇ 김현정> 새로운 기준 뉴노멀.
◆ 함유근> 그런데 그래서 워낙 말씀들을 많이 들으시니까 확 와 닿지는 않으실 수 있는데 이런 걸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는 비가 오거나 온도가 높으면 건물 안에 들어가서 에어컨 쐬거나 이러면 되잖아요. 그러니까 못 느낀다고 하실 수도 있는데 자연 생태계가 이걸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극한 기상현상이나 지구 온난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이런 걸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전혀.
◇ 김현정> 우리야 에어컨 쐬고 시원한 건물에 들어간다지만 저 자연에 사는 그럼 다른 동물들은 어떨 것이며 식물들은 어떨 것이며 이 생각을 해봐라.
◆ 함유근> 네. 지구 기온이 한 2도 정도 상승하면 생물 종이 한 15에서 40% 정도 멸종한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러니까 저희가 물론 그런 말씀들을 많이 들으셔서 익숙해지실 수 있는데 그래도 계속 관심을 갖고 이런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이런 것들을 저감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을 해야 되는지 이런 것들을 계속 생각을 해 주셔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김현정> 이게 우리랑 상관없는 얘기가 아니라 사실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우리가 3년 넘게 고생했습니다만 이 코로나19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생각해 보면 자신의 터전, 삶의 터전을 잃고 환경이 변하면서 삶의 터전을 잃은 박쥐, 야생동물들이 먹이를 찾아 사람에게 내려오고 그러면서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던 그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염되고 다 이렇게 지금 돌아가는 거잖아요. 이 판이라는 것이. 그 생각을 하면 이게 우리는 그래도 에어컨 밑에 있으면 되지 이럴 문제가 전혀 아니라는 굉장히 심각한 거죠.
◆ 함유근>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이 극단적 기상 현상이 뉴노멀처럼 되고 있다는 말씀이 오늘 아침에 참 아프게 들리네요. 지금 청취자 질문이 하나 들어왔는데 올여름 7월에 한 사흘 빼고는 계속 비 소식이라는 한 컴퓨터 운영체제 회사의 데이터가 하나 뉴스로 나왔나 봐요. 이게 가능성 있는 얘기입니까?
◆ 함유근>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마 그 일기예보가 제가 기억하기로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서 낸 건데 그 예측시스템의 비 예보 시스템이 아직은 개발 단계에 있는 완전히 이렇게 개발이 돼서 하는 게 아니고 계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과정에서 그런 것들을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타나기는 어렵다. 그냥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있다. 그 정도로 이해를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화면에 예보를 띄워드리고 있는데 저렇게 된다고 그러면 정말 우울하네요. 벌써부터 좀 우울해지네요. 여기까지 보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 함유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지구환경과학부 함유근 교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