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에 대한 거부감이 없고 열린 사고를 가진 이현씨 덕분에 프로젝트 엘(L)의 시작이 가능했습니다."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
"아무래도 기술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올 거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프로젝트 미드낫'의 시작은 사실 저의 음악적인 변화에 대한 간절함이었고 히치하이커 형님과 만나서 어떻게 하면 (음악을) 더 효과적으로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였고 나머지 부분이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보다) 저를 먼저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다음에 기술은 차근차근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미드낫)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예고한 음악과 기술을 융합한 신개념 프로젝트 '프로젝트 L'이 베일을 벗었다. 15일 오후 1시,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프로젝트 L'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프로젝트 L'의 주인공인 아티스트 '미드낫'(MIDNATT)과 정우용 하이브 IM 대표, 신영재 빅히트 뮤직 대표가 참석했다.
일반적인 데뷔 프로젝트와 다른 점은 이 과정에서 고도화된 기술이 쓰였다는 점이다. 미드낫의 데뷔곡인 새 싱글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는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야망과 두려움을 모두 담아낸 신스 웨이브 장르의 곡이다. 하이브 IM에 몸담고 있는 실력파 프로듀서 겸 DJ인 히치하이커가 빅히트 뮤직 아티스트와 처음 협업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아니라 '플랫폼 기업'을 추구해 온 하이브는 올해 1월 인수한 AI 오디오 기업 수퍼톤과 손잡고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과 보이스 디자인 기술을 음원에 적용했다. 이번 신곡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베트남어 등 총 6개 언어로 제작됐다.
정우용 하이브 IM 대표는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은 아티스트의 원본 보이스(목소리)를 보다 자연스러운 발음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음원을 6개 언어로 들려드리려는 과정에서 이 기술이 탄생했다"라고 말했다. 보이스 디자인 기술을 두고는 "'마스커레이드'에 어울리는 최적의 여성 보컬을 위해서 새롭게 디자인한 여성의 보이스를 더했다"라고 소개했다. 음원에 등장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미드낫의 원래 목소리를 바탕으로 프로젝트의 사운드 및 비주얼에 최적화된 목소리를 새로 디자인한 것이다.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에 관해 미드낫은 "후반 튠 작업을 하게 되더라도 녹음 부스 안에서는 저도 원 음정과 좋은 발성을 하고 싶다. 언어도 마찬가지"라며 "(외국어 발음이) 변환돼서 마스터되는 걸 보고 제가 다른 언어 들었을 때 조금의 아쉬움이 해소되어서 음악을 듣는 분들이 훨씬 더 몰입감 있게 음악 들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팬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신영재 대표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니즈를 충족시키고 팬들의 음악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함이었다. 다국어 발음 교정 기술의 경우 언어적 허들을 없애서 글로벌 팬들이 몰입감 있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한다. (여기서 쓰인) 6개 언어가 전 세계 80억 인구의 절반을 커버한다. 이 기술을 통해서 K팝 아티스트가 글로벌 음악시장에서 활약하는 데 언어적 제약을 덜어주고 K팝이라는 장르가 글로벌 시장에서 갖는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우용 대표는 "아티스트 미드낫씨의 노력을 먼저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모르는 언어 여섯 개로 가창하는 걸 위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고, 새로운 여성 보컬 파트를 넣기 위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가창 스타일을 연구했다. 이런 노력을 바로 옆에서 지켜봤기 때문에 미드낫씨의 진정성이 절대 훼손되지 않고 미드낫의 음악적 표현을 확장했다. 음악과 기술의 결합이 순기능적인 역할 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라고 전했다.
신영재 대표는 "비주얼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영상 기술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팬들의 만족도 역시 높일 수 있을 것 같다. (미드낫의) 여러 자아 표상을 그려내는 데 주안점을 뒀다"라며 "하이브 IM에서 적재적소로 제작해 주셔서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제작팀이 상상한 그림을 온전히 잘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음원과 뮤직비디오에 기술이 쓰였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티스트만의 고유한 캐릭터와 진정성이라는 게 미드낫과 두 대표의 공통된 이야기였다. 미드낫은 자신의 이미지로 '섹시함'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미드낫은 "미드낫의 음악과 미드낫이라는 사람은 굉장히 섹시한 인간, 섹시한 신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외형까지 받쳐주면 좋겠지만"이라고 웃으며 "어둠 속에서 밝음을, 두려움에서 설렘을 찾아낼 수 있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미드낫이 굉장히 섹시하다고 얘기하고 싶다. 그렇게 봐주십시오"라고 당부했다.
정우용 대표는 "(티저가 나오고 나서) 미드낫이 이현씨라는 사실을 짐작하셨을 것 같다. 아티스트 음색이라는 것은 지문과도 같고 정체성이어서 숨길 수가 없구나 생각했다. 아티스트의 아이덴티티를 훼손하지 않으려고,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 기술을 적용했다고 말하고 싶다. 아티스트가 하려는 메시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저희가 더 노력하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혹시 버추얼 휴먼 아티스트나 AI 아티스트 데뷔 계획도 있을까. 이에 정우용 대표는 "현재로서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만한 건 없다. 이번 미드낫 프로젝트를 통해서 기술과 엔터의 만남이 음악 표현 방식을 훨씬 더 풍성하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아티스트와 음악에 어떤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겠다"라고 답했다.
'프로젝트 L'을 통해 대중에게 새롭게 선보일 아티스트 미드낫의 신곡 '마스커레이드'는 오늘(15일) 오후 1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