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축복해달라"며 강아지 데려와…교황, 이 여성 혼냈다

경제적 부담 따른 저출산 우려…온라인에선 '현대생활 모른다' 비판도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아기를 축복해달라며 반려견을 데려온 한 여성을 나무랐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교황청 관영 매체 '바티칸 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이러한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2주 전 바티칸시국의 일반알현에서 한 여성을 만났다면서 "나는 그 여성을 맞이했고 그는 가방을 열며 '내 아기를 축복해 주세요'라고 했다. 그건 작은 개였다"고 말했다.

교황은 "나는 참지 못하고 그 여성을 나무랐다"며 "많은 어린이가 굶주리는데 나에게 작은 개를 가져왔느냐고 얘기했다"고 털어놨다.

교황은 작년 1월 일반알현 행사에서 아이를 낳지 않고 반려견을 기르는 것은 이기적이라고 말한 데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일부 가정이 아이를 낳기보다 애완동물 기르기를 선택한다고 한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발언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한 출산기피 현상이 확산하는 현실을 경고하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여러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출생률 하락을 주제로 열린 이날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탈리아가 '인구통계학적 겨울'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들의 탄생은 희망을 측정하는 주요 지표다. 태어나는 아이가 적으면 희망이 거의 없다"면서 생활비와 부족한 보육 여건, 집세 상승 등 문제 때문에 많은 남녀가 아이 갖기를 포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는 신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명을 밑돌았다.

이탈리아 정부는 인가 감소가 계속된다면 20년 후에는 국내총생산(GDP)이 18%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다만 일각에선 반려견, 출산 문제 등에 대한 교황의 발언을 두고 곱지 않은 시선도 나온다.

텔레그래프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급이 소셜미디어에서 반발을 불렀다며 "비판론자들은 '교황이 현대생활을 모른다'고 말한다"고 이러한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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