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온라인 생중계 된 '윤석열 정부 1년, 추락하는 언론자유' 긴급 토론회에는 언론현업단체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윤석열 정부의 언론 탄압 논란을 비판하며, 언론 자유를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모색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 이준형 전문위원은 지난 1년을 '체계적인 언론 장악 프로젝트'라고 정의했다.
이 전문위원은 이를 △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언론 장악 전력 인사 기용, △ 시민사회에 일반화된 포퓰리즘 정서를 활용한 갈라치기와 막말을 동원한 싸움 걸기, △ 개별 언론사들에 대한 고발과 고소 등 3단계로 분석했다.
특히 공영방송 KBS·준공영방송 MBC 등 주요 방송사 및 방송 관련 기관에 대해서는 "MBC에 대한 지속적 공세를 펼치고 있다. 정부와 국익의 대적자로 악의적 이미지를 만들고 공영방송 장악 시도의 디딤돌로 삼으려는 행보"라며 "장기 감사를 통해 이들 방송을 전방위로 압박하고 방송통신위원회도 부패한 집단으로 만들어 언론 장악의 정당한 명분을 쌓고 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 여론몰이도 공영방송 재원구조를 흔드는 일"이라고 했다.
KBS 수신료 분리징수 압박 역시 보도 위축의 일환이란 분석이다.
KBS 보도국장을 역임한 엄경철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으로 내정됐던)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교 폭력 사건이 KBS 단독 보도로 나와 파장이 컸다. 5년 전 취재하던 내용을 복원한 건데 대툥령실의 수신료 분리징수 국민제안이 그 반대 급부로 나왔다고 본다. 다른 해석의 여지가 거의 없다. 비판적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특히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제안과 관련해서는 "어느 정부도 수신료 압박에 직접 나서진 않았다. 정치인들이 법안이나 법적 분쟁을 시도해도 결국 (헌법재판소 등을 통해) 통합징수가 정당하고 이만한 효율이 없다는 결론이 났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사실 시민들은 수신료에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않다. 수신료의 법적 지위와 별개로 KBS 시청 여부에 따른 효능감으로 생각한다. 그게 상식에 가깝고 그러니 법적 근거도 먹히지 않는다. 다만 취재, 제작의 자유를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수단인 건 분명하다. 수신료를 통해 언론은 자본과 정치 권력에 있어 자유로울 수 있다"고 인식의 괴리 속에서도 수신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에 대한 압박도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스톱 김준일 수석에디터는 "여론조사에 약간 왜곡이 있을 수는 있지만 여러 개가 동일하게 나오면 그게 민심이다. 정부 여당이 여론조사를 규제하겠다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올렸다가 반대로 되지 않았다. 언론의 여론조사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판단일 거다. 무리하게 이것 저것 시도할 필요가 있나"라고 짚었다.
그렇다면 앞으로 언론계는 어떤 해법으로 윤석열 정부 아래서 독립과 자유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
심석태 세명대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는 "장치 권력과 언론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 현재 언론이 왜 폄하 되는지 생각해보면 우리 안에서 정치 권력이 드러나는 방식으론 개선이 안된다. 특정 언론이 특정 권력과 싸우거나 전체 언론이 특정 권력과 싸우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언론 신뢰도 조사에서 중립지대 40%의 시민들을 설득해야 된다. 마치 정치 투쟁처럼 언론 대 정치 권력의 싸움이 아니라 언론이 제 역할을 하는 환경을 만드는 싸움을 해야 한다. 어떤 정부가 들어와도 동일하게"라고 조언했다.
이 전문위원은 "공정 언론에 대한 해석이 포퓰리즘적 진영 논리에 대한 해석으로 바뀌고 있다. 우리 편을 들면 공정하고 아니면 부패하고 편향된 언론이란 식"이라며 "권력을 비판하기 위해 또 다른 권력의 편을 드는 방식은 안된다. 어떤 권력에도 거리를 두고, 언론 스스로의 권력에도 비판적 거리를 둬야 한다. 자기 기준을 재구성하고 그에 따른 확신 속에서만 지속 가능한 저널리즘이 나올 수 있다"고 제시했다.
엄 소장도 "언론과 권력의 관계를 다시 설정해야 하는 상황 속에 언론 장악 프로젝트가 벌어지고 있다. 언론인들도 저항해야 하지만 시민사회에서 언론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도록 다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