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감독은 지난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에 이어 한화의 제13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3년 총액 14억 원(계약금 2억 원, 연봉 3억 원, 옵션 3억 등)에 계약을 체결했다.
2021시즌부터 팀을 이끈 수베로 감독은 이날 대구 삼성전에서 4 대 0 완승을 거뒀음에도 경질을 통보받았다. 최근 2연승의 상승세를 탔지만 지난 두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친 데 이어 올 시즌 역시 9위로 하위원에 멤도는 등 성적 부진의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후임 사령탑으로 선임된 최 감독의 이색 이력이 눈에 띈다. 2019년 11월 한화의 퓨처스(2군) 감독으로 부임한 최 감독은 2020년 6월 팀을 이끈 바 있다. 당시 114경기를 지휘했는데 이는 역대 최장 감독 대행 기록으로 남아있다.
한화는 "4시즌째 구단에 몸담으며 선수단을 세밀하게 파악하고 있는 점,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낸 지도력, 퓨처스 팀에서 보여준 이기는 야구에 초점을 맞춰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팀 운영 등을 높이 평가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최 감독은 1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릴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와 주말 3연전부터 팀을 지휘한다. 수베로 감독 후 어수선해진 분위기를 히루빨리 다잡아야 한다. 여기에 최근 2연승을 달렸지만 여전히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는 성적도 끌어올려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에 최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 워크'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일관적으로 팀 워크에 문제점을 드러냈다"면서 "이는 오지랖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자 맡은 영역을 인지할 필요가 있고, 거기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자기 역할 외 신경을 쓰면 팀 워크가 무너진다. 맡은 역할에 충실하면 팀 워크가 다져질 거라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인한 정신력을 갖출 것도 요구했다. 최 감독은 "멘탈이 약한 선수들이 보통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면서 핑계거리를 찾기 마련인데 자신을 돌아보고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생각을 바꾸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공교롭게도 한화 손혁 단장과 사촌 동서지간이자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그만큼 구단 수뇌부와 선수단의 소통이 잘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나친 결속이 팀 운영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최 감독은 "팀을 독단적으로 운영하면 우려하신 부분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했다.
이어 "단장님께 선수단 운영 방식에 대해 충분히 어필을 했다. 독단적인 운영이 아닌 각 파트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거기에 많은 비중을 두고자 한다"면서 "각 파트의 코치님들께 권한을 드리고 존중하면서 경기 운영에 대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 감독은 이날 정식 1군 감독 데뷔전에서 현역 시절 1998 방콕 아시안게임에 함께 출전한 SSG 김원형 감독과 맞대결을 펼친다. 경기 전 김 감독과 만난 최 감독은 "감독님께서 하필 우리랑 할 때 왔냐고 하시더라. 부임을 축하해주셨고 짧지만 좋은 조언을 해주고 가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