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심야 시간 부산역에서 불이 났다고 허위로 신고한 50대가 구속됐다.
지난달 27일 0시 5분쯤 부산경찰청 112상황실에 한 남성의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남성은 "큰일났다. 부산역 1층에 불이 났다"며 경찰에 화재 사실을 알린 뒤 전화를 끊었다.
경찰은 긴급 상황이라고 판단해 신고 대응 최고 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한 뒤 순찰차 5대와 인근 경찰력 20명 상당을 부산역에 투입했다. 또 소방당국에도 공동 대응을 요청하는 등 대비에 나섰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신고가 들어온 부산역 곳곳을 확인했지만, 불이 난 곳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부산역 이용객과 주변 관계자에게 물어도 화재와 관련한 진술은 들을 수 없었다.
경찰은 누군가 허위로 신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신고에 이용된 공중전화를 확보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중전화 인근 CCTV를 확인한 경찰은 당시 전화를 건 남성의 인상착의를 확인한 뒤 동선을 추적했다.
첫 신고로부터 불과 30여분 뒤, 경찰은 동구의 한 고시텔에서 A(50대·남)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열흘쯤 전에도 비슷한 내용의 허위 신고가 접수된 사실을 확인했는데, 이 신고 역시 A씨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붙잡힌 A씨는 "부산역에 있던 지인들이 술자리에 끼워주지 않아 홧김에 신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며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경찰서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A씨를 구속한 뒤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재미 삼아 하는 허위신고는 긴급한 상황에 투입돼야 할 경찰, 소방 등 행정력을 낭비시킬 수 있다"면서 "허위신고는 사안에 따라 형사처벌 될 수 있는 만큼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