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0~17:30)
■ 방송일시 : 2023년 5월 10일(수) 오후 5시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안효철 소장
◇박혜진> 인권이란 사람이 개인으로서 나라의 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를 말하죠. 우리가 흔하게 쓰는 단어지만 과연 우리의 인권은 얼마나 잘 보장되고 있을까? 인권에 대한 궁금증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기구죠. 제주에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가 활동을 하고 있는데 오늘 수요인터뷰는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안효철 소장을 스튜디오에서 만나보겠습니다. 소장님 안녕하세요.
◆안효철> 안녕하세요. 안효철입니다.
◇박혜진>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언제 어떻게 세워졌는지부터 말씀해 주세요.
◆안효철>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는 과거 제주 지역에 인권 전담기구가 필요하다라는 도민들과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요구가 있었어요. 지난 20대 국회 때 여러 경로를 통해서 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설립과 관련해 추진해오다가 2019년 10월 1일 제주도에 문을 열게 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광주인권사무소가 제주도를 관할하고 있어서 도민들께서 인권 침해나 차별과 관련해서 상담이나 진정, 권리구제를 받고자 할 때는 광주인권사무소를 통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접근성 면에서 편의가 더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현재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도 말씀해 주시죠.
◆안효철> 인권 침해나 차별과 같은 진정 사건의 조사로 권리구제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고요. 정리해보니 제주도에서만 연간 100여 건 정도의 사건이 진정 접수가 돼서 권리구제를 하고 있습니다.
또 인권 감수성 향상과 지역의 인권의식 증진을 위해 인권 교육에 관련된 업무, 인권 시민사회, 도청, 경찰청, 교육청 등과 같은 인권 유관기관들과 협력 업무들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시대에 따라서 인권의 범주도 달라지는 것 같은데 그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또 현재는 어떤 관점으로 인권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죠.
◆안효철> 보통 인권학자들이 인권에 대한 세대적 변화를 1세대부터 3세대 인권이라고 설명을 하기는 합니다. 보통 과거의 1세대 인권이라고 하면 주로 법률가들 중심의 개념이라고 할 수 있고요. 주로 자유권의 영역이라고 이야기들을 하는데 쉽게 얘기하면 '법 앞에서의 평등' ,'표현의 자유','알 권리', '국가나 공권력으로부터의 폭력'이나 이런 것으로부터의 자유 이런 부분들을 보통 자유권의 영역이라고 이야기합니다.
2세대 인권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교육권, 노동권, 사회보장을 받을 권리, 건강권, 휴식권과 같은 사회권에 관련된 영역으로 발전이 되기 시작을 했고요. 보다 법률가 중심이었던 인권이 시민사회나 학자들 중심으로 좀 더 확대된 부분들도 있었습니다.
최근 들어서 3세대 인권이라고 얘기하는 녹색 인권이라고 얘기하는 분들도 있는 것처럼 기후 위기와 관련된 부분들까지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고요. 기후위기 안에서도 다양한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들 예를 들어서 혹서기나 혹한기 때 야외 노동자들 같은 경우나 노숙인들 같은 경우에는 건강권에 대한 직접적인 침해를 받을 수 있잖아요. 이런 부분들을 국가나 정부가 보호해 줄 수 있어야 되는 부분들까지로 확대되었다는 것들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최근 들어서는 다양한 재난으로 인한 상황들이 있잖아요. 국가나 정부가 적절하게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들도 인권의 범주 속에 포함해 보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인권의 시대적인 흐름의 변화라고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박혜진> 제주에서의 인권 문제 특별히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계신지도 궁금해요.
◆안효철> 사실 제주도뿐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혐오 표현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해관계들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의 민민 간 갈등 상황들이 증폭되고 있죠. 제가 2012년 강정 해군기지 반대를 위한 집회 시위 현장에 인권지킴이 활동을 위해서 제주도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에 민민 간의 갈등이 너무나 증폭이 돼서 지역사회 공동체가 무너지고 가족 간 관계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굉장히 가슴 아팠었던 기억이 있어요.
제주 제2공항과 관련된 문제로 인해 또다시 민민 간의 갈등이 반복되는 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예를 들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죠. 그런데 대립하는 과정에서 인신공격을 동반한 야유나 욕설, 고성 자칫하면 물리적인 충돌까지 벌어질 수 있었던 우려되는 상황들이 있었잖아요.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견을 무시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성숙하지 않은 문화보다는 좀 더 성숙한 민주주의 민주시민으로서의 어떤 자세와 이런 것들을 보고 싶은데 최근 들어서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들이 눈에 많이 보이더라고요.
◇박혜진> 여러 사안들 중 4·3과 관련해서 최근 정치적 논란이 되기도 했었는데 이 문제도 인권 침해로 봐야 하는 것인지요.
◆안효철> 사실 역사적으로 4·3과 관련해서 이미 국가 공권력으로부터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경험한 역사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여당의 최고위원이 4·3에 대한 폄훼적인 발언들 때문에 제주도가 굉장히 뜨겁게 달궈졌었던 건 굉장히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후로도 정치적 게시물이나 현수막을 통해 역사적인 사실을 부인하거나 폄하하는 상황이 됐었고요.
유엔의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서 보면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의 선동이 될, 증오의 고취는 법률에 의해서 금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이나 집단에 대해서 이뤄지는 경멸적이거나 차별적 언어 혹은 말, 글, 행동으로 이뤄지는 모든 공격 형태의 표현을 혐오 표현이라고 정의를 하고 있거든요. 이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혐오 표현이 특정 집단을 괴롭히고 소외시킬 뿐만 아니라 차별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거거든요. 우리 사회에 차별금지법 평등법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지난 도의회 회기에서 제정되려다가 무산됐었던 제주도 혐오 표현 방지 조례와 같은 사회적 안전장치는 분명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박혜진> 최근에 논의되고 있는 노키즈존 금지 조례안이 도의회에서 논의가 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인권적으로 어떻게 바라봐야 될까요.
◆안효철> 얼마 전 도의회 송창권 의원님이 조례를 발의하시기 전에 했던 토론회에 제가 참석을 한 적도 있었습니다. 배경이 됐었던 이유는 2017년도에 이미 국가인권위원회가 노키즈존과 관련해서 인권침해다라고 결정을 했었던 이유가 되기도 했고요.
이미 국제사회에서도 2013년도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의견을 낸 바가 있었어요. 아동은 사회적 배제, 편견 또는 차별로부터 자유 등을 보장받아야 되는데 세계 곳곳의 공공장소에 대한 상업화가 심화되면서 아동에 대한 관용이 줄어들고 공동체나 공원 쇼핑몰 등에 대한 아동의 출입 제한 조치로 인해 아동은 문제아라는 인식이 형성됨이 우려됨에 따라 아동에 대한 배제는 아동이 시민으로 성장하는 데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라고 아주 명확하게 아동에 대한 인권 보호의 원칙을 밝힌 바가 있거든요.
국제 인권적인 기준과 의견들에서도 모두 다 노키즈존에 대한 운영은 단지 상업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아동 인권에 대한 부분으로 살펴봐야 될 것 같다라고 생각이 들고요. 시니어 금지존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계속 13세 이하도 출입금지, 60세 이상도 출입 금지 이러다 보면 과연 도대체 누가 상업시설을 이용하게 될까요. 계속 차별하고 배제하고 분리하고 거부하는 것은 저희가 사회적으로도 재고해 보거나 고민해 봐야 될 필요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혜진>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 앞으로 갖고 계신 계획들도 말씀해 주시죠.
◆안효철> 사실 권리구제에 대한 부분들과 인권 교육에 대한 부분이 지역사회에서는 가장 중점적으로 해야 될 부분들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권리구제를 저희가 잘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분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경청하고 신속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사건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것이 국제인권규범이나 국내 법률상 제도적으로 인권침해적인 부분들이 없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 이것도 저희가 권리구제를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다가 인권에 대한 감수성과 인권에 대한 의식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인권 교육이나 홍보 활동들도 좀 더 중점적으로 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고요. 평화와 인권의 섬 제주도라고 항상 이야기를 하는데 인권 행정에 있어서 다른 어떤 지역에 비해서도 뒤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모범이 될 수 있는 지역의 도전과 인권행정을 할 수 있도록 저희 국가인권위원회 제주출장소가 더 많이 노력하고 함께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안효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