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검 결과 사망 전 '목 눌린 흔적'이 발견된 강원 동해 육군 부사관 아내 교통 사망 사고에 대한 군 당국의 수사가 두 달이 넘어가면서 유족들이 군 당국을 향해 "늑장 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유족 측은 사건 당일 남편의 '채무 문제' 다툼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군 당국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사건을 맡은 육군 수사단은 최근 유족 측에게 "A씨가 (2차 조사에서)진술을 번복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 측은 "(군 관계자가)A씨가 처음에는 교통사고를 일부러 위장했다고 진술했는데 지금은 '정신없는 와중에 평소 다니던 교회가는 길이 보여 꺾다가 사고가 났다고 말했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까지만 해도 (범행)동기랑 증거를 확보했다고 하더니 지금은 아무것도 안됐고 다른 부분을 더 조사해봐야 한다고 했다. 벌써 두 달이나 지났는데 대체 수사를 어떻게 진행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8일 오전 4시 58분쯤 동해시 구호동에서 육군 모 부대 소속 원사 A씨가 몰던 차량이 동승한 아내 B(41)씨를 태우고 가다 옹벽을 들이받아 B씨가 숨진 이후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공식 수사로 전환됐다.
경찰은 B씨가 사고로 발목 뼈가 피부를 뚫고 나올 정도로 심한 골절상을 입었지만 소량의 혈흔 밖에 발견되지 않았던 점을 토대로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가 모포에 감싼 B씨를 차에 태운 뒤 수 차례 사고 지점 주변을 맴도는 모습을 포착했다.
A씨가 당시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사고 지점이 내리막 길도 아니었던 점을 토대로 경찰은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했고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이 사인으로 지목됐다. 부검 결과 B씨의 목이 무언가에 눌린 흔적이 있었던 것이다.
경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관련 내용을 군에 전달했고 수사는 육군 수사단이 맡고 있다.
유족들은 A씨의 채무 문제가 이 사건의 발단이 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A씨는 군 간부를 대상으로 한 전세 대출을 다른 용도에 사용해 감사에 적발됐고 대출금을 반환해야 했던 상황이었고 유사한 두 차례 상황으로 징계를 받아 이번엔 군복을 벗어야 한다는 얘기까지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사건 당일 학원에서 아이들 학원비 입금이 안됐다고 연락이 와서 부부싸움으로 번진 장면을 아이들이 봤다. 장례식 때 부대에서 주임원사라는 분이랑 2~3명이 찾아와 'A씨가 돈 때문에 많이 힘들어 했다'고 말한 것도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군 당국은 "수사를 진행 중인 사건이라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