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에 적용될 전기요금 인상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가 취소되면서 인상안 발표가 지연되고 있다. 전날 강경성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이 신임 산업부 2차관으로 임명되면서 일각에선 전기요금 관련 문책성 인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냐는 해석도 나온다.
11일 국민의힘과 산업부 등에 따르면 전기요금 인상안 논의를 위한 당정협의 일정은 미정인 상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원래 오늘 오전 당정협의 직후 전기위원회 등을 거쳐 인상안을 발표하려고 했지만 어제 오후 급박하게 취소됐다"며 "인상 폭이나 한전 고위직들의 자구책 등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단 미룬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당정협의에선 이번 2분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약 7원 정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지난해 약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 측은 적자 해소를 위해선 최소한 두 자릿수 이상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산업부와 한전은 대규모 적자 해소를 위해선 올해만 ㎾h당 56.1원 이상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올해 1월부터 적용되고 있는 1분기 전기요금은 ㎾h당 13.1원이 오른 바 있어 계획대로 인상안을 충족하기 위해선 2분기에도 최소한 두 자릿수 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다.
지난해 한전은 약 32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적자도 약 5조원을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전이 매일 지불하는 이자만 약 30억원이 넘는 상황이라 여당과 정부 측의 이견을 좁힌 후에 조만간 당정협의를 열고 당일 인상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선 에너지 정책 관련 문책성 인사 등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강 비서관을 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산업부 2차관으로 임명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임 정권에서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5년 내내 요금인상을 막은 결과, 그로 인한 후폭탄을 후임 정부가 떠안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 문제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어려운 국민 경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인 만큼 곧 매듭 짓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