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 댈러스 인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로 한인교포 일가족이 희생당한 사건의 불똥이 미국의 한인 정치인들로 옮겨붙고 있다.
이번 사건을 촉발한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인 느슨한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일부 한인 정치인들이 사사건건 제동을 건 사실이 드러난 때문이다.
미주 최대 한인유권자단체인 미주민주참여포럼(KAPAC) 법률위원회와 비영리단체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미 연방하원에서 의정활동중인 공화당 소속 영 김(캘리포니아 40구), 미쉘 박(캘리포니아 45구) 의원은 전미총기협회(NRA)로부터 거액의 정치 후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이 받은 돈은 올해 1월 기준으로 18,636달러(2455만원), 박 의원이 받은 돈은 21,983달러(2897만원)였다.
이들에게 후원금을 지급한 NRA는 미국의 총기 소유 및 사용의 자유 증진을 목표로 미국 정치권에 막강한 로비력을 행사해오고 있는 단체다.
이 단체로부터 정치 후원금을 받은 김 의원과 박 의원은 그 동안 각종 총기규제 법안에 반대표를 던져왔다.
KAPAC 법률위원회에 따르면 두 의원이 그 동안 나란히 반대표를 던진 법안은 △살상무기 금지법안, △더 안전한 커뮤니티 법안, △우리자녀 보호법안, △범죄기록 조회법안, △강화된 범죄기록 조회 법안, △여성폭력방지법 재인증 법안이다.
이 가운데 우리자녀 보호법안은 21세 미만의 개인들에 대해 특정 총기의 구매 또는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반면, 민주당 소속의 한국계 의원인 앤디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의원은 NRA로부터 후원금을 한 푼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앤디 김 의원의 경우는 NRA가 22,852달러(3천만원)을 들여 김 의원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KAPAC 법률위원회 박동규 위원장(변호사)은 "한국계 의원이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후원하자는 주장은 하지 말 것을 미국 교민사회에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6일 댈러스 쇼핑몰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으로 한인 변호사, 의사 부부와 3살 아들이 총에 맞고 숨지면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고인들을 추모하는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