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서브플롯·취미는 사생활

은행나무 제공

황모과 소설 '서브플롯'


2020 한국과학문학상을 수상한 SF작가 황모과의 '서브플롯'은 긴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주인공이 웃음과 공감 능력을 잃어버린 사람들, 자본주의적 손익만 남은 세상과 마주한다. 냉소와 무감각의 현실을 격파하기 위해 주인공이 이야기(서브플롯)를 찾아나선다.

서브플롯은 부차적 이야기로, 그 자체가 완결된 이야기이면서도 메인플롯에 영향을 미치는 작은 이야기를 말한다.

공감과 상상력이 평가절하되고 정의로운 이야기가 비현실적이라고 비웃음을 당하는 현실, 그런 현실 속에서 작가는 '이야기 여행'이라는 서브플롯을 통해 상상력이 실제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SF 장르를 통해 줄곧 기억과 데이터를 중요한 소설의 골조로 삼아온 작가 황모과는 사건을 해석하고 재배치함으로써 공감하고 애도하고 더 나은 삶의 기준을 만들어 용서하거나 단죄하며 기억을 조정하듯 '서브플롯'을 통해 '메인플롯'을 바꿔나가는 변화의 용기에 집중한다.

황모과 지음ㅣ은행나무ㅣ240쪽ㅣ1만 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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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 장편 '취미는 사생활'


2019년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장진영의 첫 번째 장편소설이다. '취미는 사생활'은 친밀한 이웃으로 위장해 아파트라는 거주공동체에서 벌어지는 일상적 일화들을 사건화한다.

10월 늦가을 64년 만에 이상 한파가 닥치자 급변하는 날씨 탓에 불안함을 느낀 주민들에게 사건들이 벌어진다. 게토화 된 아파트라는 장소에서 세입자들의 거세진 욕망과 불안이 전이되는 과정이 드러나고 거주의 평온이 일상의 위협으로 탈바꿈되는 순간을 소설은 보여준다.

거주라는 보편적 가치에서 이탈해 욕망의 근원으로 상징되는 '집' 그리고 '아파트'라는 공간이 누군가에게는 약점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그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삶을 파국으로 몰아넣게 한다.

2021년 '마음만 먹으면'을 통해 서스펜스적 형식과 아이디어를 결합한 부조리극에 집중했던 작가의 상상력과 현실감이 교차하는 이 책은 자기 집을 가질 수 없는 한 가족의 절망과 불확실한 희망을 비극적으로 그려낸다.

장진영 지음ㅣ은행나무ㅣ208쪽ㅣ1만 3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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