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은 9일 경기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와 3연전 첫 경기에서 6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해 홈런 1개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팀의 16 대 4 대승과 2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지난달 14일 인천 SSG전에서 박세혁은 큰 부상을 입었다. 당시도 포수로 출전해 SSG의 6회말 공격에서 타석에 오른 기예르모 에레디아의 백스윙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 것. 박세혁은 곧바로 교체돼 병원으로 이송, 왼쪽 머리 부위를 2~3cm 가량 꿰맸다.
이후 10일간 안정을 취하고 돌아온 박세혁은 지난달 25일 광주 KIA전에서는 곧바로 3타수 1안타로 활약했지만 이후 최근까지 6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쳤다. 부상 이후 폼이 무너져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날 kt를 만나 침묵을 깨고 홈런을 포함해 멀티 히트 경기를 펼쳐 마침내 밝게 웃을 수 있었다. 박세혁은 경기 후 "다치기 전에는 타격감이 좋았다. 이후 못한 건 핑계로 들릴 수 있겠지만 다치고 난 뒤 밸런스가 무너졌고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시합에 들어가서 시행착오를 겪은 것 같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 2021년 4월 타격 도중 투구에 얼굴을 맞고 안와 골절상을 입었던 때에 비하면 큰 부상은 아니었다고 했지만 내심 마음고생이 심한 듯 보였다. 박세혁은 "전에 안와 골절상을 당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피를 흘리고 머리 부위를 꿰매서 운동을 하지 못했다. 나름 준비를 했는데 경기력이 좋지 못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돼 5일간 휴식을 취한 덕분에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박세혁은 "우천 취소가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 휴식 대신 운동을 했고 코치님들이 타격 폼을 잡아주셨다"면서 "편안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가서 집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신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NC 강인권 감독은 최근 박세혁을 2번 타순에 기용했지만 이날은 부상 후유증을 고려해 6번 타순으로 내렸다. 경기 전 강 감독은 "부상 부위 때문에 타격 자세가 정립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공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면 그때 다시 상위 타선으로 옮길 계획이다. 일단은 편한 자리에서 타격에 임하는 게 도움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세혁은 이를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내가 잘했으면 앞 타순에 있었겠지만 최근에는 안 좋기 때문에 당연히 팀을 위해 밑에 내려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선수라면 어느 위치든 어느 타순이든 나가서 자기 몫을 해야 된다. 당연히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박세혁은 포수로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박세혁은 "이 자리를 빌려서 한 마디를 하고 싶다"고 운을 뗀 뒤 최근 입은 부상에 대해 언급했다.
박세혁은 "경기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포수가 아무리 피하려 해도 타자가 안일하게 생각하면 다칠 수 있다"면서 "같이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만큼 주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포수라는 포지션은 굉장히 힘든 직업이다. 10개 구단 주전, 백업 모든 포수들이 많이 고생하고 있다"면서 "3D 업종인 만큼 좋은 대우를 받겠지만 쉽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