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전쟁 벌어졌다"…푸틴, 첫 '전쟁' 규정

'특별군사작전' 대신 공식 석상서 '전쟁' 표현 사용
"결정적 전환점…서방이 러시아 혐오 퍼뜨려" 주장
'전쟁' 규정 이후 추가 동원령 가능성 제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그는 서방이 러시아를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오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열린 전승기념식 연설에서 "우리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 엘리트는 증오와 러시아 혐오를 퍼뜨리고 있다"며 "그들의 목표는 우리 조국의 붕괴를 바란다. 우리나라를 파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국제 테러리즘을 물리쳤다"면서 "(우크라이나 동부 점령지) 돈바스 국민을 지키고 우리의 안보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문명이 결정적인 전환점에 섰다"면서 "지구상 대다수의 사람들처럼 우리도 평화와 자유, 안정의 미래를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이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이라고 표현해왔다. 
 
푸틴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함에 따라 러시아가 지난해 9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첫 예비군 동원령을 내린 데 이어 추가 동원령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약 10분간 이어진 이날 연설에서 "우리조국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투는 언제나 애국적이고 성스러웠다"면서 붉은광장의 러시아 군인들을 향해 "모두가 그대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승기념식에는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벨라루스 대통령과 아르메니아 총리가 참석했다. 지난해 전승기념식에는 해외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으며 2021년에는 타지키스탄 대통령이 해외 정상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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