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시민단체는 윤 대통령의 주거공약 '국민 누구나 따뜻하고 깨끗한 집에서 살 수 있는 나라'가 구호에 머문 채, 주거복지와 세입자들의 주거권은 후퇴했다고 평가했다.
참여연대와 한국도시연구소 등 시민단체가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1년, 주거·부동산 정책 평가 좌담회'에서 "윤 정부가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들에게 조세, 금융 등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주거취약계층과 주거세입자를 위한 주거복지와 세입자 정책은 크게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전세사기와 깡통전세에 대한 국가 책임을 인정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세제, 대출, 공급 등 분야별로 후퇴한 정책을 제자리로 돌려놓는 것이 윤 정부의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했다.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는 "거주 목적의 실수요자가 아닌 다주택자들에게 투기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자산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느슨한 전세대출과 전세보증보험 운용으로 무자본 갭투기가 가능해지면서 깡통전세와 전세사기가 가능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도시연구소 최은영 소장도 "임대차 3법이 전세가격의 급격한 상승세를 완화했는데도 윤 정부가 임대차 3법 폐지와 축소를 주장하면서 전세사기와 깡통전세를 방치해 문제를 더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8월 반지하 참사와 지옥고(반지하·옥탑방·고시원)의 화재 참사가 잇따르고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피해가 확산하고 있음에도 윤 정부가 이전 정부보다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연간 13만호에서 10만호로 축소한 데다, 서울시가 매입임대주택 공급을 사실상 중단했다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추가 대출을 통한 문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도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인 임재만 교수는 "정부가 대출 여력이 부족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추가 대출을 통한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해서는 안 된다"며 "대폭 삭감한 매입임대 예산으로 전세 피해주택 매입할 경우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임 교수는 "윤 정부가 무분별한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축소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대출은 전세가 상한 규제와 연계해 민간임대주택에서 임차인의 점유와 주거 안정을 꾀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소장도 "윤 정부가 깡통전세와 전세사기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점진적으로 모든 국민이 적정 주거권을 실현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