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가 9일 최근 한일정상회담에 대해 "정상간 가까워졌을지는 모르지만, 국민과 국익과 멀어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정상회담 할 때마다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고 외교 원칙은 흔들리고 경제는 악화되고 있다"며 "그러고 나서 국민을 상대로 성과가 컸다고 '가스라이팅'하고 있는 거 같다"고 지적했다.
'가스라이팅'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 타인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는 행위를 말한다.
김 지사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와 과거사 문제도 그렇고, 걱정이 많이 되는 정상회담이었다"며 "그런데 성과가 컸다고 계속 얘기를 하니까, 일본측에 크게 부담 갖지 말라는 얘기까지 했다고 하는 것을 보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오는 23일 보내기로 한 시찰단에 대해서도 "시찰이 아닌 검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태평양도서국포럼에서 1년간 검증을 했는데, 일본의 소극적 협조로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지난 2월 방류 연기 요청까지 했다"며 "시찰단은 일본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고, 오염수 방류의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봐야 할 것을 꼼꼼히 보고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있고, 국민의 상식으로 볼 수 있는 분들로 '국민검증단'을 구성해야 한다"며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 명확한 우려나 반대 입장을 (한국 스스로) 거둘 경우에는 수산물 수입 거부 명분도 사라질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날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정부 주도의 시찰단이 아니라, 국회가 나서 다양한 구성으로 국민검증단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김 지사는 또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와 관련해서는 "민주당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의 상징 자본이 도덕성인데, 이게 낮아지고 있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며 "환골탈태 하면서 썩은 부분은 도려내면서까지 재창당 수준의 각오로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