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어버이날' 이태원 유가족들 "특별법 신속히 제정하라"

'이태원참사 200일'…16일까지 행동 이어갈 것

지난 2월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유가족들이 고인의 영정을 끌어안고 오열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오는 16일이면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 되는 날이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지원단체들은 참사 200일을 앞두고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거듭 촉구하기 위해 '200시간 집중추모행동'을 시작하겠다고 8일 선포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중구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대통령의 공식 사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 어느 것도 이뤄진 것이 없다"며 "우리는 특별법 제정을 호소하는 행동을 한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며, 진실의 반대편으로는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태원참사 200일이 되는 16일까지 특별법 제정 촉구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어버이날인 8일에 분향소 앞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오후 1시 서울서부지법 앞 기자회견, 오후 2시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 집회를 연다.

이날 발언에 나선 유가협 이정민 대표직무대행은 "오늘은 어버이날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우리 아이들이 가슴에 카네이션도 달아주고 선물도 사와서 엄마, 아빠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 가슴에는 카네이션 대신 하늘로 간 아이들의 별이 달려있고 손에는 우리 아이들이 전해주는 선물 대신에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피켓이 들려 있다"며 울먹였다.

이어 이 대표직무대행은 "이젠 더 이상 우리 유가족들을 길거리에 방치하지 마시기 바란다. 도대체 우리 유가족들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처참한 벌을 받아야 하나. 우린 지금 살기 위해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렇게 몸부림치며 견디고 있다. 제발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들 단체는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 일부는 특별법을 '정쟁법안'이라고 규정하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면서 "특별법의 의의와 취지를 폄훼하고 참사의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재난 참사의 경험이 저절로 안전사회를 만드는 길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지난 시간을 통해서 뼈저리게 깨달았다"며 "정부와 여당이 그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참사의 흔적을 지우려 할수록 유가족과 시민들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학생 20여 명은 유가족들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아줬다. 유가족들은 이에 화답하며 학생들에게 '진실의 별' 뱃지를 달아줬다. 일부 유가족은 이과정에서 참았던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연합뉴스

앞서 야당 의원 183명은 지난 4월 20일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하는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공동 발의한 바 있다.

특별법은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구성 △피해구제심의위원회 구성 △추모사업 및 재단설립 지원 등이 골자다.

유가족들과 시민단체는 참사 200일째 되는 오는 16일 서울광장 분향소 앞에서 4대종단 기도회, 추모촛불문화제 등을 연이어 진행할 예정이다.

또 오는 20일 오후 5시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옆 세종대로에서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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