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리다 한순간에 추락한 '다크나이트' 맷 하비(34)가 은퇴를 선언했다.
하비는 6일(한국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야구, 안녕. 그리고 고마웠어"라고 작별을 고했다.
우완 투수 하비는 2012년 뉴욕 메츠 유니폼을 입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뒤 뛰어난 탈삼진 능력을 앞세워 리그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하비는 이듬해인 2013년 주변의 기대처럼 우뚝 섰다.
그해 5월 8일에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은 아직도 많은 팬들이 회자한다.
당시 하비는 코피를 흘리며 9이닝 1피안타 1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화제에 올랐다.
하비는 내셔널리그 올스타에 뽑혔고, 홈구장인 뉴욕 시티필드에서 열린 올스타전에서 선발 투수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는 그해 9승 5패 평균자책점 2.27 탈삼진 191개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하비는 시즌 중 팔꿈치 인대를 다쳐 수술대에 오른 뒤 2014시즌을 통째로 날렸으나 2015년에 복귀해 다시 강속구를 뿌렸다.
주변에선 후유증을 우려하며 관리의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하비는 개의치 않고 많은 이닝을 던졌다.
당시 하비는 개인 통산 가장 많은 189⅓이닝을 책임졌다.
메츠는 그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하비는 디비전시리즈, 챔피언십시리즈, 월드시리즈까지 소화했다.
메츠 팬들은 하비의 투지에 열광했다. '다크나이트'라는 별명이 생긴 건 이때였다.
전성기는 짧았다. 하비는 이듬해 흉곽 충돌증후군 등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무너졌다.
방황하던 하비는 과음으로 무단결근하는 등 숱한 논란을 일으키며 애물단지가 됐다.
결국 메츠는 하비를 방출했고, 하비는 신시내티 레즈,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을 전전하는 떠돌이 신세가 됐다. 2020년엔 한국프로야구 진출설이 돌기도 했다.
하비의 방황은 계속됐다.
볼티모어 오리올스 소속으로 뛰던 지난해 5월엔 약물 과다 복용으로 사망한 투수 타일러 스캑스에게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제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MLB 사무국으로부터 6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코카인을 복용했던 사실도 공개됐다.
하비는 볼티모어에서 방출됐고, 이후 MLB에 복귀하지 못했다.
올해 초 이탈리아 대표팀의 일원으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것이 마지막 모습이 됐다.
하비는 찬란했던 시기를 잊지 못하는 듯하다. 그는 "메츠 팬들은 내 꿈을 현실로 만들어줬다"며 "여러분은 평생 내 마음에 존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비는 MLB 통산 50승 66패 평균자책점 4.42의 성적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