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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101번째 어린이날 함께하고 있습니다. 금요일은 한판클라스 시간인데요. 오늘도 오랜만에 한판클라스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굉장히 너무 좋아하는 분이어서요. 제가 또 이렇게 특별히 제작진에게 모셔달 라 요청을 해서 모셨습니다. 박상미 가족상담소 최근에는 「우울한 마음도 습관입니다」라는 책의 저자세요, 한양대학교 박상미 교수 어서 오십시오.
◆ 박상미> 반갑습니다.
◇ 박재홍> 진 교수님과 김 소장님 인사 나눠주십시오.
◆ 박상미> 안녕하세요.
◆ 진중권> 안녕하세요.
◇ 박재홍> 오늘 어린이날인데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뭐냐 아이들에게 물어봤더니 가족과 함께 나들이가기 이렇게 답하셨네요. 그런데 보기가 있어서 이러시지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인데. 이런 아이들의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이해해야 될 것인가.
◆ 진중권> 집에서 게임하기 아니었을까.
◇ 박재홍> 정확히 잘 아시네요. 오늘 비가 와서 아이들이 많이 슬펐을 것 같은데.
◆ 박상미> 맞아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야외냐, 실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함께라는 게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해서요. 또 모든 아이들이 부모, 엄마, 아빠와 함께 살지는 않습니다. 이혼가정도 많고 또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 밑에서 크는 아이들도 있고. 그런데 아이들은 모두 단 한 명이라도 나를 사랑해 주는 어른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라고 답했습니다.
◇ 박재홍> 함께 있을 때.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행복하다는. 그런데 요즘 어린이날 항상 얘기하면 꼭 우리나라 아이들은 가장 행복하지 않다. 상대적으로. 이게 미국이나 유럽 아이들과 비교했을 때 우리 아이들 너무 행복하지 않다. 실제로 외국 다녀오신 분들이 아이들 얼굴이 다르다 이렇게 얘기하거든요. 왜 그래요, 교수님?
◆ 박상미> 우리나라 아이들이 정말 노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노는 건 생존이거든요. 놀면서 사회를 배우고 인간관계를 배우는데 정말 학교 또 사교육, 한국 아이들 시간이 가장 길죠. 그래서 부모와 대화할 시간도 없고 친구랑 놀 시간도 없고 취미생활을 즐기는 아동과 청소년이 한국에는 거의 없다고 봐야죠. 그래서 아이들이 힘듭니다. 그래서 인구 10만 명당 아동과 청소년 자살 수를 보면 10만 명당 3명이 자살한다라고 하는데 12살에서 14살 사이의 아이들의 자살률은 10만 명당 5명입니다. 많습니다. 걔들 초등학교 고학년이거든요. 우리 아이들이 너무 힘들다는 거죠.
◇ 박재홍> 어른들 책임인가요?
◆ 박상미> 이게 부모님들이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을 다시 한 번 우리가 확인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학부모가 될 것이 아니라 부모가 되어야 되는데 잘 키우기 위해서 우리가 살아보니 좋은 대학 나와야 되더라. 이걸 아이들이 세네 살 때부터 너무 많은 학습량으로. 그래서 부모랑 대화하는 시간이 없어요. 그래서 아이들.
◇ 박재홍> 중요한 말이네요. 학부모가 아니라 부모가 돼라.
◆ 박상미> 그렇죠. 학부모는 앞만 봅니다. 그런데 부모는 멀리, 그 아이의 행복을 볼 수 있겠죠.
◆ 김성회> 제가 제 아이들이 8살 때인가 9살 때 외국에서 생활 좀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거든요.
◇ 박재홍> 미국에서. LA에서.
◆ 김성회> 그런데 두 가지가 변했는데 애들이 미국에 있을 때 새까맸어요. 종일 밖에 나가서 뛰어다니니까 친구들하고. 그런데 한국에 들어오고 한 3년 지나니까 이게 얼굴이 하얘지더라고요. 그게 하나 재미있었고 두 번째는 제가 왔던 첫 해 겨울에 눈이 굉장히 많이 와서 동네 큰 공원에 신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갔는데 그 넓은 눈밭에 노는 아이들이 다 우리 아이들 둘밖에 없는 상태로 2시간이 지나서 그때 좀 사실 굉장히 충격이었어요. 이 정도 눈이 오면 보통 동네 사람들 다 나와서 뭘 탈 것 같은데 잘 없어서.
◆ 진중권> 이글루까지 지었는데, 심지어.
◆ 김성회> 그러니까요, 옛날에 그랬죠.
◇ 박재홍> 독일에서 아이 키우셨다면서요, 진 작가님은.
◆ 진중권> 우리 애는… 아니, 그러니까 IT 시대인데 너 게임 좀 하고 그래야 되지 않냐 그래서 제가 아이패드를 사줬거든요. 게임을 안 해. 그래서 왜 안 하냐 그랬더니 애가 공사가 다망해요. 너무 바빠. 보니까 합창단 가야 되지 그다음에 파티는 또 왜 이렇게 많아. 생일파티 다녀야 되지 그다음에 애들하고 또 공연 가고 뭐 보러 다니고. 일정이 나보다 더 바쁘더라고. 그러니까 할 시간이 없대, 이걸.
◇ 박재홍> 오락을 할 시간이 없다.
◆ 진중권> 그래서 행복하냐고 물었거든요. 그랬더니 지금 걔가 예술 쪽에 조금 재능이 있어서 예술학교로 전환시켜줄까? 하니 지금 학교 괜찮아 이래서 여기서 행복해? 이러니까 행복하다 그러더라고. 그럼 옮길 필요 없어.
◇ 박재홍> 진 교수님이 훌륭한 아빠의 모습이라서 놀랍습니다. 요즘 우리 한국에 있는 아이들로 다시 돌아가 보면 어떤 고민 많이 하나요? 공부에 대한 고민이 제일 많고, 그런 겁니까?
◆ 박상미> 공부가 1위일 것 같죠. 맞습니다. 공부가 1위고요. 2위는 무엇일까요?
◇ 박재홍> 2위, 부모? 대화?
◆ 박상미> 맞습니다. 2위가 부모와의 관계. 아이들이 친구 관계가 더 괴로울 것 같지만 친구 관계는 5위입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대화가 안 된다, 내 마음을 몰라준다. 이제 공부가 1위면 아주 근소한 차이로 부모와의 갈등이 2위고요.
◆ 진중권> 3위, 4위는 뭡니까?
◆ 박상미> 3위가 외모입니다.
◆ 김성회> 저는 살 빼기 하나 나올 줄 알았어요.
◆ 박상미> 아이들이 민감할 때니까요.
◇ 박재홍> 외모야 뭐 그렇고. 맞아요.
◆ 박상미> 4위가 이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막연함, 그런 거입니다.
◇ 박재홍> 어릴 때부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 같은데.
◆ 김성회> 몇 살한테 물어봤는데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얘기한 거예요.
◆ 진중권> 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가져.
◆ 박상미>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3까지 설문조사했을 때 똑같이 5위로 나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보면 아이들에게 고민 있을 때 누구랑 얘기하냐 물어봤을 때 친구가 20. 7%고 부모가 63%인데 그러니까 부모에게 말하는 게 63%밖에 안 되냐 하고 놀라시는 부모도 있고 그래도 나름 많네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기도 한데.
◆ 진중권> 나는 많은 것 같은데.
◇ 박재홍> 생각보다?
◆ 김성회> 지나치게 높은 거 아닌가요.
◆ 진중권> 지나치게 높네요. 나는 한 번도 얘기한 적이 없어서.
◇ 박재홍> 부모님께, 그렇죠?
◆ 진중권> 나중에 혼나려고.
◆ 김성회> 저도 14살 이후로는. (웃음)
◇ 박재홍> 고민을 부모에게 고백한 적이 없다.
◆ 김성회> 친구들하고 이런 문제를 상의하거나 나누지 부모님한테 가서 진 작가님 말씀하신 것처럼 혼나려고.
◆ 진중권> 대개는 사고 쳤을 때인데.
◇ 박재홍> 교수님 어떻게 해야 될까요. 그래도 좋은 부모 콤플렉스가 있지 않습니까? 나는 좋은 부모가 돼야 되고 또 열린 부모가 돼야 한다는 그런 강박이 있는데 고민 말해 봐 하면 또 고민 말 안 하거든요.
◆ 박상미> 맞아요. 아이들이 가장 고민을 말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1위가 압도적으로 부모님이 맞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언제 좌절하냐면 부모님과 대화를 시작하면 전부 충고하고 판단하고 그래서 식사시간에도 마주 앉으면 그 시간이 혼나는 시간, 잔소리 듣는 시간이어서 오히려 피하게 된다. 그래서 부모님이야말로 내가 어떤 위험에 처했을 때 또 아이들은 학교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아주 많잖아요. 부모님과 얘기하고 싶지만 완전한 내 편이 되어주지 않을 것 같아서 대화를 피한다, 그렇습니다.
◇ 박재홍> 그런데 또 부모님들이나 어른들, 할아버지, 할머니 입장에서는 밥상머리 교육. 밥상머리에서는 약간 기본적으로 혼을 내야 한다는 그런 또 이렇게 아이들 좀 잡아야 하고 이런 게 있잖아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다 나의 편, 네 편이 되어 줄게 이렇게 통용되기 때문에 경계, 중간을 어떻게 잡아야 될 것이냐 굉장히 어려운데요.
◆ 박상미> 맞아요. 그런데 요즘 밥상머리 교육 자체가 어려운 것이 최근에 나온 논문을 살펴보면 아동, 청소년의 우울증과 혼밥을 하는 횟수가 일치하게 상승한다는 거죠. 이틀에 혼밥을 3회 이상 하는 아이들의 우울증과 자살 충동률이 훨씬 더 높았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어디서 혼밥을 하냐 봤더니 거의 학원 근처, 편의점에서 혼밥하고 또 집에서 부모님과 함께 있더라도 부모님이 너무 많이 야단치고 또 훈계하고 다른 집 아이들과 비교하고 이러니까 밥을 같이 먹는 걸 꺼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아이들 심리 치료의 가장 좋은 건 사실 부모와 함께 식사하면서 식사시간에 이루어지는 인간관계 교육 그리고 인성 교육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그래서 식사시간만큼은 아이들 야단치지 말고 잔소리하지 말고 많이 먹어라, 요즘 너는 뭐 할 때 제일 즐겁니? 혹시 학교에 너 괴롭히는 아이 없어? 내가 뭐 도와줄 거 없니? 이렇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열린 질문으로 해야 되는군요.
◆ 박상미> 맞습니다. 아이들한테 가장 많이 해야 될 말이 너 요즘 어려운 거 없어? 내가 뭐 도와줄 거 없어? 특히 아버지들요.
◇ 박재홍> 아버지들. 김성회 소장님은 아이들과의 대면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본인의 방침이었다고.
◆ 김성회> 아이들이 중학교 때까지 그랬고요. 요즘은 잘 지내고 있습니다. 더 이상 제가 성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나이가 됐기 때문에.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자녀들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아까 비교 말씀하셨는데.
◆ 박상미> 두 가지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무시하기와 비아냥거리기입니다.
◇ 박재홍> 무시하기와 비아냥.
◆ 박상미>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은 말로 아이들이 다 뭘 꼽았냐면 무시하기. '너 이거밖에 안 돼?', '네가 하는 일이 다 이렇지, 뭐', '널 믿은 내가 바보지'. 이런 말들이에요. 사소한 것 같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모한테 무시당한다라는 느낌을 가진 아이들은 열등감이 높을 수밖에 없고 밖에서도 저요, 저요하는 자신감이 생길 수가 없죠. 그런데 정말 그걸 무의식 중에 하는 부모님들 너무 많으세요. 그다음이 비아냥거리기인데요.
◇ 박재홍> 비아냥, 어떻게 비아냥거리나요?
◆ 박상미> 어쩌다 아이가 잘했어요. 방청소를 했다, 어쩌다 뭘 좀 잘했을 때.
◆ 진중권> 웬일이야?
◆ 박상미> 그렇죠. 맞습니다. 부모님은 농담했다라고 얘기하시지만 아이들은 그냥 한 번 쿨하게 칭찬해 주실 수 없느냐. '해가 서쪽으로 뜨겠다. 금방 더러워질 텐데 뭐 하러 청소를 했니' 이런 말들이 아이들은 비아냥거림으로 들려서 참 마음이 아프다라고 답을 했습니다.
◇ 박재홍> 그러니까 칭찬도 그러면 방식이 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 좀 힘을 줄 수 있는 칭찬의 방식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칭찬하면 좋을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 박상미> 저는 폴란드의 학부모 교육에 집중을 했는데요. 폴란드 학부모 교육에서는 딱 한 가지만 강조합니다. 뭐냐 하면 아이의 단점이 보이면 마음으로 기도하라. 그리고 정말 눈에 돋보기를 끼고 아이의 장점을 발견하라. 그리고 그때그때 칭찬하라.
◇ 박재홍> 장점을 보고?
◆ 박상미> 네, 아주 사소한 것을 자주자주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거죠.
◇ 박재홍> 장점이 그런데 밥을 많이 먹는다거나 잠을 정말 잘 자는구나, 우리 아들. 이런 거밖에 없으면 어떡합니까? 참 불면증이 없구나.
◆ 박상미> 그런 말들도 아이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죠. 그런데 한국 부모님들은 잘 키우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눈에 현미경을 꽂고 아이의 단점을 관찰해요. 그리고 즉시즉시 지적하죠. 잘 키우고 싶어서. 그런데 그때는 뇌에서 행동 스위치의 불이 확 내려갑니다. 그런데 아이들의 장점을 키울 수 있는 건 칭찬밖에 없어요. 그런데 결과를 칭찬하는 건 도움이 안 됩니다. 아들 영어시험 100점 맞았어? 대박. 다음에도 기대할게.
◆ 진중권> 그럼 아이들 부담스러워 해.
◆ 박상미> 맞습니다. 부담이 느껴져서 아이들은 불안을 느꼈어요.
◇ 박재홍> 나중에 90점 맞으면 말하기 어려워하고 30점 맞으면 그냥 아예 시험 안 본 걸로 치고 이럴 수밖에 없네요.
◆ 박상미>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잘 관찰하시다가 아이들의 좋은 행동을 발견했을 때 즉시즉시 그 좋은 행동을 즉시즉시 소소하게 칭찬하는 거예요. '아들 100점 맞았네? 그런데 100점이 중요한 게 아니야. 나는 너한테 감동받은 게 너의 엉덩이의 힘이야. 나는 학교 다닐 때 30분도 못 앉아 있었어. 그런데 아들 너는 40분, 50분 앉아서 문제집을 풀더라. 엉덩이의 힘이 세면 반드시 너는 돼. 나는 너의 엉덩이의 힘을 존경해.'. 이렇게 행동을 칭찬하면 우리 뇌 속에서도 행동의 스위치에 불이 올라가서 다음에는 55분, 1시간 앉아 있고 싶어진다는 거죠.
◇ 박재홍> 행동을 구체적으로 칭찬해라.
◆ 박상미> 맞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엄마보다 아빠의 칭찬에 훨씬 더 행동욕구를 느꼈어요.
◇ 박재홍> 저도 생각해 보면 저희 아버지한테 칭찬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정말. 돌이켜보면. 김 소장님 어떠세요. 아버님한테 칭찬받은 적 있으세요?
◆ 김성회> 우리 아버지는 자랄 때 집에 있지를 않았어요. 맨날 11시, 12시 일 끝나고 한잔하고 들어오시니까 못 보고 그다음에 제가 고등학교 들어가서 독서실 갔다 오느라 못 보고 했었고 말씀하신 대로 칭찬 듣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저 같은 경우 제가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인데 고1 때인가 고2 때부터 어느 날 제가 퇴근하면 아들이 인사하러 나오잖아요. 그때 한 번씩 끌어안아줬거든요.
◇ 박재홍> 김 소장님이?
◆ 김성회> 그러면 저는 되게 겸연쩍어할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꼭 하고 있습니다.
◆ 박상미> 진짜 잘하셨네요. 아이들은 부모의 말보다 표정과 행동에서 훨씬 더 사랑을 느꼈어요. 그래서 아버지가 한번 쓰다듬어주고 한 번 꽉 안아줄 때 효과는 너무나 컸습니다. 좋은 아버지시네요. 잘하셨어요.
◇ 박재홍> 인상착의는 굉장히 엄한 아버지이신데. 그러나 실제의 삶은 굉장히 따뜻하고 허그가 넘쳐나는. 사랑이 넘쳐나는 그런 가정.
◆ 김성회> 그렇게까지는 아니고.
◇ 박재홍> 진 교수님은.
◆ 진중권> 이게 보니까 강형욱 씨 나오는 프로그램 많이 보거든요. 보면 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문제야. 오은영 선생님 프로그램도 많이 보거든요. 보면 아이가 문제가 아니라 부모가 문제야.
◆ 박상미> 맞습니다, 맞습니다.
◆ 진중권> 우리 행동을 교정해야 될 것 같아요.
◇ 박재홍> 그렇군요. 어른이 잘하면 아이들은 잘 클 수밖에 없다라는 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도 연약한 존재고 엄마, 아빠도 울고 싶고 엄마, 아빠도 존경받고 싶고 그런데 그럼 엄마, 아빠는 어디서 위로받습니까? 서로 위로해야 됩니까?
◆ 박상미> 맞아요. 그런데.
◆ 진중권> 그건 어버이날 고민하면 안 됩니까? (웃음)
◆ 박상미> 그런데 오늘요. 우리가 우리를 좀 위로해야 되는 날이에요.
◇ 박재홍> 우리를 위로해야 된다?
◆ 박상미>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나를 키운 내면 부모와 또 어린 시절 상처받은 울고 있는 어린 아이 내면 아이가 영원히 함께 살아갑니다. 그래서 나와 내면 부모, 내면 아이가 살아가는데 내가 해결되지 않은 나의 상처는 자녀에게 대물림되더라고요. 그래서 많은 부모님들 상담해 보면 내가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 어머니로부터 받은 상처, 내 자식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지, 결심하고 살았는데 똑같은 상처를 내가 대물림하고 있더라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내 마음속에 있는 어린아이가 어떤 상처를 갖고 있는지 내가 갖고 있는 상처를 잘 돌봐야 내 아이에게 그 상처 대물림하지 않고 내가 기대했던 부모의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 어린이날 우리 마음속에 울고 있는 상처받은 내 어린이도 좀 돌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김성회> 엄마 듣고 계세요? (웃음)
◇ 박재홍> 김성회 어린이님이 잘 크셨던 것 같은데.
◆ 김성회> 아니, 저는 어렸을 때 기억을 더듬어보면 어머님이 좀 엄하긴 하셨는데 어머님이 절대적으로 저를 사랑해 주셨거든요. 그래서 알 수 없는 오만함이 그때부터 길러져서 저는 그래서 그런지 어머니한테 그렇게 사랑을 받고 자란 것이 굉장히 만족스러워서 자존감이 좀 높은 편인데 그게 어머니의 사랑 덕분이라고 생각해서 제가 아이들한테도 그건 꼭 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 박재홍> 진 교수님은 어떠셨어요? 진중권 어린이는 어떤 어린이였어요?
◆ 진중권> 저는 거의 혼자, 다락방에 혼자.
◇ 박재홍> 혼자 크셨어요?
◆ 진중권> 혼자 컸고요. 우리 어머니가 맨날 너 혼자 큰 줄 알지, 이놈아. 맨날 그러셨거든요. 나 혼자 컸는데. 어렸을 때부터 밥만 먹여주면 혼자 잘 놀았잖아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생각해 보면 가끔 가다 어머님께서 어떤 사안들을 보고 얘기한 게 좀 남거든요. 예를 들어서 강화도에 뭘 사러 갔는데 큰 세단 차 타고 온 사람이 여자가 딱 내리더니 그 할머니가 나물을 파는데 거기서 1000원을 깎더라. 이 인간들 너무한다, 이런 거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기억기억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어렸을 때 야바위꾼들 있잖아요. 내가 그런데 탁 보니까 확률이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그걸 땄어요. 상품을 따서 엄마한테 가서 내가 이걸 땄다고 그랬더니 엄마가 막 야단치면서 그 사람 그거 갖고 먹고 사는데 너가 그러면 되냐고. 그런 것들이 지금 기억에 남아요.
◇ 박재홍> 타짜였던 진중권 어린이가 혼났네.
◆ 박상미> 어머니가 아주 잘 키우셨네요. 그렇게 사소한 대화를 통해서 어린이는 이러면 안 되는구나, 이건 좋은 행동이구나, 배울 수 있는 이런 사소한 대화. 아주 잘 키우셨습니다.
◇ 박재홍> 두 분은 잘 크셨어요. 어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어린이날을 앞두고 노키즈존 없애자. 그래서 목소리를 냈는데 많이 화제가 됐어요. 아이 데리고 나와서 인터뷰를 했었는데 교수님은 그 장면 보고 어떠셨어요?
◆ 박상미> 진짜 너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 박재홍> 노키즈존이.
◆ 박상미> 네, 그런데 우리가 어린이를 그냥 아이가 아니라 작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우리가 작은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을 좀 가져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은 노키즈존 그런 팻말이 붙어 있는 가게를 볼 때 엄청나게 박탈감을 느꼈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리고 이게 어린이만 차별하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엄마도 차별당해요.
◇ 박재홍> 엄마도 못 가니까.
◆ 박상미> 그렇죠. 그러니까 노키즈존이 늘어나니까 가족들 외식할 때도 '어머님, 아버님 모시고 당신 다녀와요, 저는 어차피 안 되니까 애들 데리고 집에 있을게요'. 여성들도 굉장한 차별을 겪고 있다라고 목소리가 나오죠.
◆ 진중권> 다른 한편으로는 노키즈존 얘기하는 게 왜냐하면 외국에 가면 아이들은 식당에 와도 조용하거든요. 우리 애들 막 여기저기 따라다니고 거기서 누가 주의를 주면 당신이 우리 애 기 죽일 일 있냐. 이런 것 때문에 아마 이런 게 생기는 것 같은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 박상미> 그래서 에티켓 교육이 더 많이 늘어나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겠다.
◇ 박재홍> 아이들을?
◆ 박상미> 그래서 이제 노키즈존 무조건 이렇게 내걸 게 아니라 부모님들께 이런 점을 유의해 주세요. 이런 팜플렛이나 언론에서도 이런 교육이 좀 늘어나면 우리도 다른 선진국들처럼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출입할 수 있는 곳이 늘어나지 않을까. 도서관에서도 초등학생들은 입장이 안 되는 도서관들이 아주 많습니다. 안 그래도 일하는 부모님과 주말을 즐기기에도 아이들은 시간이 부족한데 함께 갈 수 없는 곳이 많아진다는 건 어린이 인권을 너무나 생각하지 않고.
◆ 진중권> 도서관에서는 왜. 아이들 떠들까 봐 그런 거죠?
◆ 박상미> 그렇습니다.
◇ 박재홍> 면학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 그런 건데 그러니까 국립중앙도서관이 이용객 나이를 16세 이상으로 했기 때문에.
◆ 박상미> 맞습니다.
◇ 박재홍> 국립중앙도서관 어린이 좋은 책 많은데 다 같이 볼 수 있어야 되는데 그것도 좀 문제다라는 지적이고. 요즘 잼민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잼민이, 요린이 이런 단어도 쓰지 말아야 한다. 아까. 그러니까 이게 교수님께서 어린이는 작은 사람이다라고 하셨는데 어린이들이 뭔가 좀 부족하고 아이들에 대한 부정적 뉘앙스로 쓰는 이러한 단어 쓰지 말아야 된다 이런 주장 많이 하시는데 교수님도 어떻게 판단하시는지.
◆ 박상미> 저도 똑같이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이들의 동심을 배우는 데 어른들이 더 낮은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깨달음을 주는 말도 참 많이 하거든요.
◇ 박재홍> 어른들에게.
◆ 박상미> 맞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작은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고 인권을 존중한다 이런 분위기가 좀 더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어린이들에게 어떤 말을 배우셨어요? 교수님은.
◆ 박상미> 아이들은 진심으로 자기에게 사랑을 주는 사람에게는 정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큽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반드시 나에게 잘해 주는 사람에게 은혜 갚겠다라는 마음을 갖고 있어요.
◇ 박재홍> 사탕이라도 하나 꼭 주죠.
◆ 박상미> 맞습니다. 그래서 저도 오늘 보육원 아이들 잠시 보고 왔는데요. 아이들은 절대로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한테 어버이날 꼭 문자 보내주겠다고.(웃음) 그래서 어린이의 동심으로 오히려 우리가 좀 낮은 자세로 배우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교수님을 보내드릴 시간이 3분 정도 남았는데 어린이날이고 또 내일모레면 어버이날이기도 하고 내일 토요일, 주일이면 또 가족모임을 굉장히 많이 할 텐데 가족모임을 하는 게 항상 또 화목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소통을 잘하는 가족들이 꼭 지키는 습관 어떤 게 있을까요.
◆ 박상미> 정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아이들이 가장 불행할 때가 언제니라고 물었을 때 압도적 1위가 뭐냐 하면 부모님이 싸울 때. 부모님이 싸우시고 명절에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가 싸우시고 가족이 싸울 때 가장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
◇ 박재홍> 싸울 때.
◆ 박상미> 그리고 이 아이들은 그런 것 하나하나가 트라우마가 될 수 있어요. 그래서 다음에 연예를 하고 결혼을 할 때도 작은 싸움이 일어났을 때 화해하고 더 친해지면 되지, 뭐가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작은 일로 싸우는데 우리 부모님 평생 싸우던데 우리 이렇게 작은 일로 싸울 때 미리 빨리 헤어지는 게 낫겠다. 가방을 더 빨리 싸더라는 거죠. 그래서 좋은 팁이 있습니다. 안 싸우는 부부보다 자주 싸우되 자주 화해하는 부부가 훨씬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실수로라도 아이들 앞에서 목소리 높이고 싸우게 되었다면 아이들이 보는 데서 즉시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화해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 박상미> 맞습니다.
◆ 김성회> 야단맞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안 좋겠네요.
◇ 박재홍> 엄마에게.
◆ 박상미> 엄마가 아빠를 야단쳤어요. 그럴 때도 엄마가, '엄마가 아까는 좀 실수였어.'. 아이들한테 말해 주면 좋고요.
◆ 진중권> 하지만 야단 맞아야 돼.
◆ 박상미> 아빠도 아유, 아빠가 이런 실수를 했네. 아빠도 또 다음에는 조심할 거야, 이렇게 말해 주면 아이들은 자주 싸워도 자주 화해하면서 잘 살아갈 수 있겠구나. 인간관계를 배우게 됩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싸울 수는 있는데.
◆ 진중권> 이게 안 싸우게 되면 화산처럼 계속 압력이 있다가 나중에 뻥 터져요.
◆ 박상미> 더 위험하죠.
◆ 진중권> 더 위험할 수 있어요.
◇ 박재홍> 그래서 화해하고 관계가 다시 돌아왔고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말씀해 주셨고요. 판단과 충고는 하지 말아라, 이런 말도 많이 하는데 사실 판단하고 충고하고 싶거든요, 어른 입장에서는.
◆ 박상미> 잘 키우고 싶어서.
◇ 박재홍> 이렇게 가면 너의 인생이 어떻게 돼 갈지 뻔하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굳이 또 충고를 가장해 말을 하게 되는데 어떻게 참아야 됩니까, 그럴 때는?
◆ 박상미> 아이들한테 질문을 많이 하면 됩니다. 뭔가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왜 그랬냐, 하지 마라 야단치기 전에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너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충분히 들어보면 이유가 있거든요, 아이들은. 충분히 들어주는 어른이 있을 때 아이들은 첫 번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두 번째 아버지가 어떤 말씀을 하셔도 수용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아이들은 답했습니다. 그래서 물어봐주세요. 왜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우리가 옳은 판단하고 옳은 행동을 하는 것이 전두엽의 기능인데요. 전두엽이 여자 24살, 남자 28살에 완성됩니다. 그전까지 아이들은 부모 마음에 드는 행동을 할 수가 없어요. 14세에 겨우 1차 완성되거든요. 그래서 딸 24살, 아들 26살 때까지는 최대한 가르치고 화내고 이거 잠깐 멈추고 왜 그렇게 행동했니, 충분히 물어보고 진중권 교수님 어머니처럼 야, 그런데 이렇게 어머니의 생각을 말해 주면 쑥쑥 흡수가 잘 될 것입니다.
◆ 진중권> 우리 어머니가 늘 그러시지는 않고 맨날 저보고 씨도둑은 못 한다고, 누가 진씨 가문 아니랄까 봐. 대부분이 이렇더라고. 아주 가끔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웃음)
◇ 박재홍> 아직 전두엽이 완성이 덜 돼서(일동 웃음). 전두엽이 아직 완성되고 있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많은 조언해 주셨고요. 또 이게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님들에게도 위로가 되고 또 아이들 우리가 어떻게 봐야 될 것인가에 대해서 귀한 시각을 주셨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린이날 함께해 주셨어요. 박상미 한양대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박상미>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