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린이가 왕이래요"…비 오는 어린이날 실내 곳곳 '북적'

5일부터 전국 폭우 예보…서울 등은 6일 비 그쳐
복합쇼핑몰·롯데월드·영화관·실내동물원 등 붐벼
부모들 "힘들어도 아이들 원하는대로 하루 보낼 계획"

어린이날을 맞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실내외 마스크 착용 규제'가 해제된 뒤 처음 맞는 어린이날인 5일, 전국에 비바람이 불면서 바깥 나들이를 계획했던 시민들이 실내로 발길을 돌렸다.

101주년 어린이날인 이날, 아침부터 전국 곳곳에서 비가 산발적으로 내리는 가운데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는 부모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손님들로 붐볐다.

전국적인 비 소식에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캠핑, 공원 방문 등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고 대신 실내동물원, 장난감 가게, 영화관, 체험관 등 실내공간에서 대안을 찾았다.

타임스퀘어에는 아이들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영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를 보러 온 관람객이 북적였다. 백설공주 옷을 입은 4살 딸의 손을 잡고 있던 김슬기(35)씨는 "오늘 어린이날인데 비가 와서 집에서 가까운 쇼핑몰에 왔다"며 "오전에 아이와 영화 한 편 봤고, 이제 밥 먹고 놀다가 집에 가려고 한다"며 아이 옷매무새를 고쳐줬다.  

7살 아들과 타임스퀘어 오락실에서 던지기 놀이를 즐기던 이현민(38)씨는 "원래 오늘 진주에 있는 놀이동산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많이 와서 취소했다"며 "셋째 아이가 아파서 실내에서 영화도 보고 게임도 즐기려고 타임스퀘어를 찾았다"고 말했다.

6살 딸이 어린이날 선물로 갖고 싶어 하는 'BTS 레고 모형'을 보고 있던 최형록(39)씨도 "비가 와서 캠핑을 가려던 계획이 틀어져서 아쉽지만, 선물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면 거실에 텐트를 쳐서 캠핑하려고 한다"며 "아이한테는 (어린이날이) 1년에 하루니까 최대한 아이에게 기분 좋은 날로 만들어 주고 싶다"며 미소 지었다.

어린 두 아들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각각 장난감을 사준 신영옥(42)씨도 "원래는 첫째 소원대로 공원에서 텐트를 치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갑자기 실내로 찾아왔다"며 "오늘은 어린이가 왕이라고 한다. 아이들 원하는 대로 하루를 보낼 생각이다"라며 웃었다.  

어린이날을 맞은 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은 시민들이 아이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동물원이나 체험관, 놀이공원을 찾는 이들도 많았다.

"일단 후렌치레볼루션 타고 바이킹 타고 친구들한테 자랑할 거예요"

경기도 김포에서 서울 실내 놀이공원인 롯데월드까지 찾아온 박시후(11)군은 잔뜩 신난 표정이었다. 박군의 어머니 문지영(42)씨는 "비도 온다고 하고 실내를 찾다 보니까 롯데월드가 아이들 데리고 오기에는 적합한데, 솔직히 사람 많을 거는 각오하고 왔다"며 "그간 코로나19 때문에 은둔 생활을 심하게 하다 지금 풀렸기 때문에 이제부터 돌아다닐 생각이다. 힘들어도 일단 어린이날인 만큼은 아이들이 무조건 신나게 놀 계획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이날 오후 1시쯤 찾은 롯데월드 아이스링크장에는 그나마 비교적 인파가 적어 시민들이 쾌적하게 스케이팅을 즐길 수 있었다. 경기도 시흥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아이스링크장을 찾은 송하영(41)씨는 "사람이 많이 모일 거라고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5살 아이를 안고 남편과 서울의 한 체험형 실내동물원을 찾은 오현숙(31)씨는 "원래는 서울대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비가 와서 예전에 아이가 좋아했던 실내동물원에 다시 왔다"며 "아이들이 잘 체험할 수 있어서 자꾸 오게 된다"고 말했다.

7살, 2살 아이들을 위해 실내동물원 티켓 발권을 위해 줄 서 있던 문예지(34)씨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실내동물원에 왔다"며 "오늘 날씨가 궂어서 실내에 사람이 많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집에만 있기가 애들한테 미안해서 나왔다"며 둘째 아이를 안아들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어린이날에는 하루종일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 강한 비바람이 몰아칠 예정이다. 특히 제주 산지에는 최대 400mm의 물폭탄이 예보됐고, 중부지역에도 100mm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날 오후부터 오는 6일 새벽 사이에는 더 많은 비가 예보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는 오는 6일 낮까지, 그 밖의 전국에는 6일 오후까지 비가 내릴 전망이다.

이번 비는 강풍을 동반하고 있어 야외 활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연휴 마지막 날인 오는 7일에는 비는 내리지 않지만 전국 대부분 지방이 흐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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