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동 주미대사는 한미 정상이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라며 "이를 다른 나라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조 대사는 4일(현지시간)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담에서 "한미 두 정상은 한반도에 핵 자산 전개 강화에도 합의했다"며 '워싱턴 선언'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이는 일각에서 '워싱턴 선언'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 공유'와 비교하며 의미를 깎아내리고 있는 것을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여당이 '워싱턴 선언'을 '사실상 제2의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평가하는 것과는 궤를 같이하는 것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평화통일포럼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석동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인해 한미 관계가 매우 견고해졌다"며 "엄연한 순방 성과가 있는데 일각에서 지엽적인 문제로 이를 깎아내리는 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한바 있다.
조현동 대사도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한미 동맹의 새 장을 열었다"고 전제한 뒤 "워싱턴 선언을 통해 우리는 '핵협의그룹(NCG)'이라는 새로운 메커니즘을 만들었으며,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워싱턴 선언을 다른 나라와 비교할 필요는 없다"며 "예를 들어 NATO는 1960~70년대 당시 유럽의 상황을 반영한 것이고, 우리는 우리 식의 협의 메커니즘을 만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대사는 특히 "두 정상은 또 한반도에 핵 자산 전개 강화에도 합의했다"며 "워싱턴 선언에 대해 강도 높게 비난하는 북한의 반응을 보면, 이 선언이 얼마나 강력하고 효과적인 것인지 볼 수 있다"고도 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워싱턴 선언의 성격에 대해 분명히 이해하기를 바란다"며 "기본적으로 확장 억제와 방위의 성격이며, 공격적인 것이 전혀 아니기에 한미 정상은 북한에 대한 대화와 외교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담에서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워싱턴 선언은 나토식 핵공유는 아니지만, 이를 비교하는 것은 마치 사과와 오렌지를 비교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효과적으로 핵 계획을 하는 것이며, 더 많이 공유되는 내용과 결정이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