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혈 뚫자 대폭발' 한화, 두산이 1달 기다린 딜런 맹폭

4일 두산과 원정에서 4회 선제 결승 홈런을 터뜨린 한화 노시환. 연합뉴스 자료사진

막혔던 혈이 뚫인 한화가 폭죽처럼 홈런을 터뜨렸다. 한국 무대 데뷔를 한 달 이상을 기다렸던 두산 외국인 투수를 사정 없이 두들겼다.

한화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10 대 3 대승을 거뒀다. 전날 8 대 3 역전승까지 6연패 뒤 2연승을 달렸다.

'독수리 군단'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부활한 듯했다. 이날 한화는 장단 11안타와 볼넷 7개를 묶어 10점을 냈다.

특히 홈런을 4방이나 날렸다. 노시환이 4회초 1사에서 시즌 3호 좌중월 홈런으로 결승포를 장식했고, 이어 김인환이 4회 1사 1루에서 시즌 2호 2점 홈런으로 뒤를 이었다. 채은성은 6회초 단숨에 승기를 잡는 통렬한 만루 홈런(시즌 5호)을 터뜨렸고, 6회 노시환이 다시 솔로포로 쐐기를 박았다.

한화는 6연패 동안 8점에 그치는 빈공에 시달렸다. 그러나 전날 0 대 1로 뒤진 7회초에만 8점을 몰아치면서 답답했던 공격의 흐름이 풀렸다. 전날 한화는 장단 14안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 동점타를 비롯해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공격을 이끈 정은원은 "그동안 막혔던 공격이 확 뚫렸다"고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부진을 털고 4일 두산과 원정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날린 한화 채은성. 연합뉴스 자료사진

혈이 뚫린 한화 타선은 이날 대폭발했다. 특히 3 대 2로 불안하게 앞선 5회초 타자 일순하며 6점을 집중했다. 노수광의 안타와 정은원의 볼넷으로 두산 선발 딜런 파일을 끌어내렸고, 노시환의 볼넷으로 이어진 무사 만루에서 채은성이 대량 득점을 알리는 신호탄을 쐈다.

채은성은 두산 우완 김유성의 몸쪽 속구를 통타, 왼쪽 담장을 넘는 만루포를 터뜨렸다. 시즌 5호포로 홈런 공동 2위에 올랐다. 장진혁의 안타와 노수광의 희생타로 2점을 더 보탰다.

3일 경기 후 정은원은 "(LG에서 이적해온) 채은성 형이 '안 된다고 해서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너무 신경을 쓰지 말라'고 조언해줬는데 그런 평정심을 많이 배우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채은성이 몸소 실천해보였다. 채은성은 시즌 초반 뜨거웠지만 앞선 10경기에서 1할대 타율에 허덕였다. 그러나 이날 그랜드 슬램을 포함해 2안타 1볼넷 4타점 2득점으로 부활했다.

두산은 기다렸던 딜런이 최악의 KBO 리그 데뷔전을 치르면서 2연패에 빠졌다. 딜런은 이날 4이닝 5피안타(2홈런) 2볼넷 5실점으로 씁쓸한 패배를 맛봤다.

딜런은 시즌 전 스프링 캠프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두산은 외인 교체 대신 딜런의 재활 복귀를 선택했다. 이승엽 감독은 "검증되지 않은 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모험이었다"며 기다림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럼에도 두산은 투수진, 특히 선발진의 선전으로 4월을 12승 11패의 성적을 냈다. 두산 선발진 평균자책점(ERA)은 이번 주에 앞서 2.88로 전체 1위였다.

하지만 믿었던 딜런이 일단 아쉬운 데뷔전을 치렀다. 딜런을 구원한 김유성도 1이닝 동안 홈런 2개 등 3피안타, 5볼넷으로 5실점했다. 김유성은 지난 2020년 NC의 1차 지명을 받았지만 중학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 이력으로 구단이 지명을 철회했다. 이에 김유성은 대학에 진학한 뒤 올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았고, 피해자의 용서를 받아 1군에 올랐다.

두산 타선도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에 6회까지 삼진 10개를 당하며 2점을 내는 데 그쳤다. 페냐는 두산전 4연승을 달려 '곰 군단' 천적임을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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