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는 지난 여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로 이적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칼리두 쿨리발리(첼시)의 대체자였다. 유럽 경력이 1년에 불과한 김민재였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는 김민재가 그라운드를 밟는 순간 쏙 들어갔다. 이탈리아 매체들은 김민재 영입을 '걸작'이라 표현했다. "쿨리발리가 보였다"는 평가로 시작해 이후에는 '공백'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쿨리발리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김민재는 5일(한국시간) 나폴리의 2022-2023시즌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다.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가 뛰었던 1989-1990시즌 이후 33년 만의 우승이었다.
적응도 필요 없었다.
김민재는 엘라스 베로나와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섰다. 이후 나폴리가 우승을 확정한 33라운드까지 단 1경기만 결장했다. 32경기는 모두 선발 출전이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9경기에도 모두 선발로 뛰었다.
'철벽'이었다. 아미드 라흐마니와 호흡을 맞춰 나폴리 수비를 이끌었다. 나폴리는 33경기에서 단 23실점했다. 유럽 5대리그에서 나폴리보다 적은 실점을 한 팀은 스페인 라리가 선두 FC바르셀로나(33경기 11실점)가 전부다.
수비는 물론 빌드업의 중심에 자리했다. 경기당 평균 81.3개의 패스를 연결했다. 세리에A에서 가장 많은 기록이다. 패스 성공률도 91.1%로 8위다.
이탈리아 이적 첫 시즌부터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선수의 유럽 5대리그 우승은 2018-2019시즌 정우영(SC 프라이부르크)의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이 마지막이다. 다만 정우영은 바이에른 뮌헨 소속으로 1경기 3분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주축으로 유럽 5대리그에서 우승한 것은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경험한 박지성(15경기 5골 3도움) 이후 김민재가 처음이다.
유럽에서는 박지성이 2002-2003시즌과 2004-2005시즌, 이영표가 2004-2005시즌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차두리와 기성용(FC서울)이 2011-2012시즌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