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선호 현상은 오래 전부터 이어져 왔지만, 요즘에는 초·중·고교생은 물론 유치원생도 의대 입시를 위해 사교육을 받을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
그렇다면 시대별로 어떤 학과가 인기가 높았을까? 4일 입시업체 진학사는 자사 데이터를 통해 1964학년도부터 2023년학년도까지 서울대와 연고대의 학과별 합격 점수를 통해 70년 간의 인기학과의 부침(浮沈)을 분석한 자료를 내놓았다.
인문계열은 자연계열에 비해 인기학과의 변동이 크지 않았다. 1960년대부터 시작된 경영·경제 등 상경계열 학과와 사회과학계열 학과의 인기는 여전하다. 2000년대 들어 신문방송, 미디어, 언론홍보영상 학과의 인기가 높아졌다.
1960년대~2000년대까지 인기가 많았던 사범계열학과의 경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임용난으로 현재 인기가 다소 주춤하다.
연세대를 제외하고 서울대와 고려대의 어문·인문계열 학과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았고, 이는 2000년대 이후 취업과 관련돼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9년부터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개설된 대학에서는 법학과가 없어졌는데, 이후 로스쿨 지원에 유리한 자유전공학부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계열에서는 의예과의 경우 서울대는 1960년대에는 중위권 공대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1980년대 이후 최상위권으로 올라섰다. 고려대는 1971학년도 의예과를 처음 만들었을 당시 공업경영, 산업공학에 이어 3위를 기록했고, 이후에는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연세대는 60년대부터 의예과가 대표 인기 학과였고 치의예과는 70년대까지 인기가 중위권이었지만, 현재는 의예과 다음으로 선호도가 높다.
1960~70년대에는 이들 대학 모두 화학공학과의 인기가 가장 높았고, 전기전자·화학공학·기계공학 관련 학과는 196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1980년대에 자연과학분야의 물리학과에는 공대와 더불어 최고의 수재들이 몰지만, 현재는 물리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낮아졌다.
화학·생명 관련 학과는 2010년대에는 인기가 상승하는 추세였다. 다만 이는 기초과학분야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화학이나 생명관련 학과로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전원이 폐지되면서 관련 학과의 인기는 컴퓨터관련 첨단학과에 자리를 내 주게 됐다.
2020학년도 이후 첨단학문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따른 컴퓨터,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모빌리티 관련 학과의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진학사는 "학과 선택기준이 취업과 연계된 실용학문위주로 전환되면서 자연계열 학과의 인기는 의·약학계열과 컴퓨터관련 학과로 재편됐고,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인문계열은 학령인구 감소 등의 영향으로 임용절벽이 생긴 교대와 사범계열의 경쟁률 하락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