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가 지긋지긋한 6연패에서 벗어났다. 선발 투수 김민우(28)의 눈부신 역투가 빛났다.
한화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과 원정에서 8 대 3으로 이겼다. 0 대 1로 뒤진 7회초에만 대거 8득점하며 승부를 뒤집었다.
지난달 23일 LG전 7 대 6 승리 이후 이어진 6연패를 끊었다. 한화는 지난주 롯데에 2연패, 주말 NC에 3연패를 당한 데 이어 2일에도 두산에 0 대 3으로 졌다.
김민우가 팀을 구했다. 이날 김민우는 6회까지 삼진 6개를 솎아내며 4사사구 1실점 역투를 펼쳤다. 2회 1실점도 수비 실책에 의한 비자책점이었다. 시즌 2패 끝에 따낸 첫 승이다.
이날 김민우는 최고 구속 146km의 속구와 스플리터, 커브를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특히 느리고 낙차가 큰 커브에 두산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무엇보다 김민우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2회말 장승현의 강습 타구를 3루수 노시환이 놓치면서 실점한 장면도, 4회 1사 만루에서 노수광의 병살타가 나오고 6회 1사 1, 2루에서 문현빈의 병살타가 나왔어도 김민우는 묵묵히 마운드를 지켰다.
결국 인내가 값진 결실로 이어졌다. 한화는 7회초 정은원의 동점타와 상대 폭투, 문현빈의 2루타 등으로 대거 8점을 뽑아내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후 김민우는 "개인 첫 승도 기쁘지만 팀 연패를 끊어서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2회 실책을 범한 노시환에 대해서도 "사실 그동안 점수를 많이 줘서 아무렇지도 않았다"면서 "시환이가 다운될까 봐 괜찮다고 몇 번이나 말해줬다"고 대범함을 보였다.
부실한 타선 지원도 견뎌냈다. 김민우는 "그동안 이런 상황이 단련이 돼서인지 괜찮다고 생각했다"면서 "연패를 끊는 게 중요했기 때문에 거기에만 집중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7회 대량 득점에 대해 "점수가 나지 않으면 7회도 등판해야 했지만 점수가 나면서 나가지 않게 됐고, 연패를 끊어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민우는 5경기 선발 등판해 2패, 평균자책점 6.12로 부진했다. 그러나 이날을 계기로 반등할 발판을 마련했다. 김민우는 "커브를 던지면서 다른 구종까지 밸런스가 맞춰진 것 같다"면서 "지난 두 시즌보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게 올 시즌 목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