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일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만나 "안보는 물론 산업과 과학기술 분야에서 한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 긴밀한 협의를 통해 한일 간 협력의 폭과 깊이를 계속 심화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일 안보실장 회담을 위해 방한한 아키바 국장을 접견해 "공통의 가치에 기반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인 한국과 일본은 글로벌 복합위기 앞에서 서로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아키바 국장은 "한일관계 개선을 주도한 윤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조금이나마 보답하는 마음으로 이번 답방을 결심하게 됐다"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메시지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일관계 개선 분위기를 평가하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양국 간 청년과 학생 교류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협력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며 "한일관계 개선과 그 편익이 국민에게 체감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다양한 방안을 함께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일 '셔틀외교'(상대국을 오가는 정례 정상회담)가 이어지면서 한일 간 우호와 협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아키바 국장이 많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아키바 국장은 "일 측도 다양한 분야에서 한일 간 협력을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이번 기시다 총리의 방한이 성공리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아키바 국장은 또한 "최근 수단으로부터 한국 교민 구출 작전 시 한국 정부가 일본인들을 함께 이송해 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으며, 윤 대통령은 "한일 간 이웃 국가로서 배려하고 협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아키바 국장은 윤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빈 방미를 축하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조태용 안보실장, 아키바와 회담 의제 논의…경제안보대화 출범회의도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아키바 국장과 한일 안보실장 회담 및 경제안보대화 출범회의를 가졌다.
양측은 지난 3월 윤 대통령의 방일 이후 조성된 한일관계의 본격적 발전 흐름을 평가하고 오는 7~8일로 예정된 기시다 총리의 방한과 관련한 준비 현황을 논의했다.
우선 양측은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안보, 경제, 사회문화, 인적 교류 등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구체화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선 "국제사회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고 공감하면서 강력하고 실효적인 대북제재 시행과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 등 한일·한미일이 긴밀히 공조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또한 북한 인권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서도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인도·태평양 전략과 윤 대통령이 초청받은 이달 중순 히로시마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력도 이어가기로 했다.
아울러 양측은 지난 3월 윤 대통령 방일 당시 설치하기로 합의된 '경제안보대화' 출범회의를 가졌다.
회의에서는 공급망 안정과 회복력 제고, 핵심·신흥기술,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안보 등의 주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경제안보 분야의 협력을 심화시켜 나가자는데 합의했다.
한편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의 방한은 2014년 야치 쇼타로 국장 이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