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G증권발 폭락 사태로 불거진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3일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일단 사태의 진원지로 거론되는 차액결제거래(CFD) 검사를 시작으로 나머지 주요 증권사들에 대해서도 조만간 전격 검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의 원인을 둘러싸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과 라덕연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의 책임공방은 진흙탕 싸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CFD와 관련한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 및 규정을 충실히 지켰는지와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을 들여다보게 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의 검사에서는 최근 H투자자문업체 라덕연 대표와 논란이 일고 있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연루 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 김익래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로 등록돼있어 검사 과정에서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회장은 키움증권과 함께 라 대표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전날 경찰에 제출했다. 키움증권 등은 고소장에서 "라 대표는 지난달 28일 방송 인터뷰에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이 고소인들에게 있다는 취지로 허위 및 악의적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라 대표는 스스로 주가조작을 인정한 듯한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 파문을 키우고 있다.
SBS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라 대표는 "사람들끼리 주식이 오가면 금방 발각된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게 되냐면 여기서 이리로 간 게, 여기서 이리로 가고… 이리로 (돌아)오지를 않는다"고 말했다. 또 "누군가 한 사람이 이제 지휘를 했다고 나와야 되는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제가 지금 그렇게 다 세팅을 해놨다"며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 "누가 컨트롤타워인지 증명해 낼 방법은 사실 없다"고도 강조했다.
금융당국과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되면 당초 자신도 수십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한 라 대표의 주가조작 '설계'에 수사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시세조정과는 전혀 상관없는 '저평가 주가 제값 찾기'라는 라 대표의 기존 주장이 설득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라 대표가 이익을 본 사람이라고 지목한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한 사전 정보 인지 여부에도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라 대표는 이번 주가폭락 사태의 배후로 김 회장과 키움증권을 지목하고 고소 의사를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