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이사진 개편했지만 '회장에게 직언' 토론 문화 정착될까

   
승부조작 관련자를 사면했던 지난 3월 28일 대한축구협회 이사회. 대한축구협회

"우리나라 토론 문화가 상당히 힘든데…토론보다는 뒷담화 하는 것을 훨씬 익숙해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소통을 강조하며 신임 이사진과 활발하게 이야기 나눌 뜻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3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신임 이사 25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4일 이사진 전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약 한 달 만이다.
   
앞서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3월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 직전 이사회를 열고 승부조작 가담자를 포함한 사면 명단을 발표했다. 그러나 승부조작 가담자를 사면한 것을 두고 여론이 악화됐고 31일 이사회를 다시 열어 철회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번 이사진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초빙해 지난 사면과 관련해 아쉬운 점을 보완할 뜻을 밝혔다. 그는 "이번에 조직을 개편하고 다양한 사람을 모시고, 또 이사회를 좀 더 활발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그런 (승부조작 관련자 사면) 문제, 또 그와 같은 문제는 앞으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임 이사진을 발표한 뒤 기자회견 중인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대한축구협회

그러면서도 아직 이사회 토론 문화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덧붙였다. 그는 "저도 여러 가지 이사회를 많이 해봤지만 거기서 활발한 토론이 일어나는 것은 상당히 적다고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나라 토론 문화가 상당히 힘들다. 그래서 항상 회의 때도 지명하기 전엔 토론을 안 하는 문화가 있다. 토론보다는 뒷담화하는 것을 훨씬 익숙해하는 분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정 회장은 "다양한 배경을 가지신 분들이 토의에 참가하는 것 자체로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토의 자체고 훨씬 더 깊이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당연히 그런 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것이니 의견 듣는 것을 강화하고 많이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전원 사퇴 의사를 밝혔음에도 7명의 유임자가 있는 것에 대해서는 업무의 연속성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25명 중 7명이라고 하면 4명 중 1명보다 조금 안 되는 정도다. 4명 중 3명을 바꾸는 것은 상당히 많이 바꾸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라는 것이 연속성도 필요하다"며 "25명을 다 바꿔야 변화가 있다고 하면 조금 지나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이사진 개편에서는 기존 전무이사 제도를 폐지하고 상근 부회장직을 신설해 실무 행정 총괄을 맡긴다. 김정배 전 문체부 제2차관은 상근 부회장직을 담당한다. 또한 한준희 축구 해설가를 부회장, 위원석 전 스포츠서울 편집국장을 이사로 발탁해 소통과 홍보, 언론 업무를 강화할 계획이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