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스쿨존 음주 사고 운전자, '습관적 음주운전'했다

1996년에도 음주운전으로 처벌 전력…음주운전하고도 적발 안 되기도
"그간 경험으로 술을 한두 잔만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
검찰, 운전자 '민식이법'·'윤창호법'으로 구속 기소…사고 차량 몰수키로

신석우 기자

지난달 8일 대전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음주운전 사고로 초등학생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운전자가 사실상 '습관적 음주운전'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음주운전에 관대한 인식 개선과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2일 대전지검에 따르면, 운전자 A(65)씨가 과거 음주운전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확인됐다. A씨는 지난 1996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돼 처벌을 받았다.
 
또 그 외에도 음주운전을 했지만 적발되지 않았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이 그간의 경험으로 술을 한두 잔만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만연히 생각해 음주 장소에 차를 가지고 갔고 본 건 범행에 이르게 됐다는 취지로 자백했다"고 전했다.
 
사건 당일인 지난달 8일 사고 전 음주 장소에서 촬영된 CCTV 영상에는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나온 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걷는 A씨의 모습이 담겼다. CCTV 영상에는 이후 A씨의 차량이 그대로 빠져나가는 모습도 있었다.
 
A씨의 이 같은 모습은 '음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로 판단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상 혐의도 적용이 된 상태다.

연합뉴스
 
'윤창호법', 그중에서도 '제1 윤창호법'으로 불리는 위험운전 치사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 등을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사람은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전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황우진)는 2일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 위험운전 치사상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또 압수된 사고 차량을 향후 재판을 통해 몰수하도록 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달 8일 오후 2시 20분쯤 어린이 보호구역 내 도로에서 혈중 알코올 농도 0.108% 상태로 운전을 하다 중앙선과 보도를 침범해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함께 지나던 어린이 3명에게도 2~1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상해를 입힌 혐의 또한 받고 있다.

검찰은 현장 검증을 통해 확인된 방호울타리 미설치 등 사고 현장의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방호울타리 설치와 기존 방호울타리의 보호기능 강화, 좌회전 방향 무인 교통용 단속장비 설치 등도 유관기관들과 추진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음주운전은 무고한 타인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중범죄'"라며, "향후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에 관여해 적극적인 양형 의견 개진 등을 통해 엄벌에 처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심리치료 등 피해자와 유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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