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맞는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노래입니다." (홍은채)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뭔가를 할 때는 남의 시선이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 얻는 것,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해요." (허윤진)
데뷔 앨범에서부터 멤버들의 서사를 곡과 앨범에 담아내 주목받은 5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이 첫 번째 정규앨범 '언포기븐'(UNFORGIVEN)으로 돌아왔다.
세상에 그들의 존재를 알린 데뷔 앨범 '피어리스'(FEARLESS)에서는 팀명에서부터 강조한 '두려움 없음'을, 전작 '안티프래자일'(ANTIFRAGILE)에서는 '시련을 마주하고 이겨내는 방식'을 노래했다면, 이번에는 세간의 편견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르세라핌만의 길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르세라핌은 앨범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분명한 메시지를 가진 팀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발표한 '안티프래자일'에는 '잊지 마 내가 두고 온 토슈즈 무슨 말이 더 필요해'(카즈하)나 '무시 마 내가 걸어온 커리어'(사쿠라·김채원) 등 멤버 서사가 가사로도 직접 표현됐다. 이번 앨범 '언포기븐'은 '용서받을 필요 없는', 즉 타인의 편견과 평가에 맞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겠다는 메시지가 핵심이다.
허윤진은 "(그동안은) 르세라핌의 당당한 모습 많이 보여드렸다면 그동안 보여드리지 않았던 조금 더 입체적인 모습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면서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드리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일본 활동과 컴백을 동시에 준비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카즈하는 "오히려 그때그때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앨범으로 내고 팬분들과 자주 소통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라며 "음악이랑 무대가 좋아서 이 길을 선택한 거니까 활발하게 활동하는 게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번 앨범에 관해 김채원은 "'언포기븐'은 타인의 평가에 개의치 않고 르세라핌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겠다는 각오가 담겼다. 수록곡을 포함해 총 13개 트랙이 있고, 신곡도 7개나 만나볼 수 있다"라고 소개했다. 홍은채는 "하나의 스토리라인으로 이어지니까 이런 부분을 찾아가면서 듣는 재미도 있다"라고, 카즈하는 "힙합, 펑크, 컨트리, 록 등 다양한 장르가 있어서 질리지 않고 들을 수 있다"라고 귀띔했다.
허윤진은 "재치 있게, 누군가를 놀리는 것처럼 불러달라고 했다. '룰에서 벗어난다'는 느낌이 어떤 걸까. 너무 심각하지 않게, 조금 위트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하면 좋을 것 같단 생각에 그렇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채원은 "저는 자컨(자체제작 콘텐츠)에서 동생들 놀릴 때처럼 해 달라고 해서 굉장히 쉽게 했던 것 같다"라며 웃었다.
카즈하는 '석양의 무법자' 메인 테마 OST 샘플링 부분을 두고 "'어, 이 노래 뭐였더라?' 하면서 빠져드실 것 같다. 샘플링이 더해지면서 더 중독성이 생긴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사쿠라는 "이번 샘플링은 방시혁 PD님의 아이디어로 알고 있다. PD님이 엔리오 모리코네 가족에게 연락해 아드님이 저희 음원 들어보고 좋다고 해서 성사됐다"라고 밝혔다.
나일 로저스의 기타 연주를 두고 허윤진은 "나일 로저스님과 작업한 아티스트 이름을 봤을 때 '우리가 벌써 여기에 껴도 돼?' 하면서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다"라고 감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채원은 "기타 연주를 듣고 너무 멋져서 '이번 곡은 됐다!'라고 생각했다"라고, 사쿠라는 "기타 세션 녹음하기 전과 후는 달랐다. 분명히 같은 노래인데 이렇게 달라질 수 있구나 해서 놀랐다"라고 부연했다.
'안티프래자일' 당시 독특한 포인트 안무로 사랑받은 르세라핌은 이번 '언포기븐' 안무에서는 '표정'에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채원은 "팬들 사이에서 저희 안무가 어렵다고 소문이 자자하더라. 이번 안무도 쉽지 않은데 뭔가 다른 느낌으로 어려운 것 같다. 동작은 괜찮은데 표정, 감정 표현하는 게 많아서 그걸 중점적으로 연습했다"라고 설명했다.
'언포기븐'이라는 곡명처럼 인생을 살아오면서 타인의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경험이 있는지, 있다면 그 경험에서 얻은 교훈이 무엇인지 질문이 나왔다. 이에 허윤진은 "저는 실패가 있어야 성공을 알아본다고 생각한다 제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일단 도전해 보는 편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원래 그런 거야'라고 말할 때 '왜 그래야만 하는 거지?'를 고민하고 그 틀을 좀 깨려고 노력하게 되더라. 스스로 발전하기 위해 뭔가를 할 때는 남의 시선이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그런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 얻는 게 배우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김채원은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은, 남들의 말이나 평가에 휘둘릴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생각했다. 르세라핌 데뷔할 때 제가 새로운 거에 도전하는 걸 좋아해서 많은 변화 줬는데 처음에는 낯설어하는 분들 많았지만, 결국 지금은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늘 하던 대로, 남들이 원하던 대로만 하면 이런 좋은 결과가 있지는 않았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새 앨범에는 '언포기븐'을 포함해 '번 더 브리지'(Burn the Bridge) '노 리턴' '이브, 프시케 그리고 푸른 수염의 아내' '피어나'(Between you, me and the lamppost) 플래시 포워드'(Flash Forward) '파이어 인 더 벨리'(Fire in the belly)까지 신곡 7곡이 실렸다. 이번 앨범은 선주문량만 138만 장에 달해 '밀리언셀러' 탄생에 기대감이 쏠린다.
공식 팬덤명과 같은 제목의 '피어나'는 멤버 전원이 작사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그동안 자작곡을 꾸준히 발표한 허윤진이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허윤진은 "무엇보다 팬분들에게 선물해 주는 첫 팬 송이다 보니까 애정이 많이 간다. 제가 프로듀싱을 처음 맡은 곡이라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낀다"라고 밝혔다. 홍은채는 "작사를 통해 처음 곡 작업을 해봤는데 되게 즐겁고 재미있더라. 더 노력해서 더 많은 곡에 참여해 보고 싶다"라고 바랐다.
"타이틀곡에 '보게 될 거야, 나다움'이란 가사가 있다. 정말 나다운 게 무엇인지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담겨서 저희 모두 좋아하는 파트다. 르세라핌다운 게 뭔지 잘 보여드리겠다"라는 르세라핌의 첫 정규앨범 '언포기븐'은 오늘(1일) 저녁 6시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