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리퍼블릭 붕괴 수순…Fed 고민 깊어져

매각 입찰 마감일 30일(현지시간)…인수자 물색하며 촉각
금리인상 직격탄 맞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 커져
2~3일 걸쳐 미 FOMC 회의…연준 고민 깊어질 듯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연합뉴스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결국 붕괴 수순을 밟게 됐다. 3월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은행(SVB), 시그니처은행 파산 이후 벌써 4번째다. 미 규제당국은 매각 입찰 마감일인 30일(현지시간)까지 인수자를 물색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JP모건, PNB파이낸셜 서비스 그룹 등 대형 은행이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가 나서지 않으면 미 금융당국이 나설 수도 있다.

코로나 기간동안 폭발적인 유동성을 바탕으로 성장했다가 급격한 금리 인상 직격탄을 맞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우려도 계속해서 커질 것으로 보인다.


퍼스트리퍼블릭 결국 붕괴 수순…30일까지 인수자 물색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7일 밤부터 퍼스트리퍼블릭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인수자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 198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미국 14위 은행이다.부유한 고객에게 모기지를 제공하면서 미국 내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지점을 설립했다. 하지만 지난 3월 SVB가 파산하면서 타격을 입었다. 퍼스트리퍼블릭 역시 SVB와 같이 스타트업 고객이 많고 예금보호상한액인 25만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도 다수였다.

지난 24일 퍼스트리퍼블릭이 1분기(1~3월)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 기간 순수 고객 예금 인출이 1020달러(약 137조원)으로 나타나면서 지난주 주가가 75.4%나 주저앉았다.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퍼스트리퍼블릭 파산을 막기 위해 300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위기를 막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퍼스트리퍼블릭 매각 입찰 마감일을 30일로 제안한 상태다. 월요일 주가 폭락을 의미하는 '블랙 먼데이'를 피하기 위해 일요일인 4월 30일을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입찰 마감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인수자가 나타나면 FDIC가 개입할 가능성이 없어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FDIC가 퍼스트리퍼블릭을 관리하면서 SVB처럼 강제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은행發 금융위기 재점화?…미국 중앙은행 셈법도 한층 복잡해져


스마트이미지 제공

잠잠해지는 듯하던 미국 내 은행위기는 재점화하는 분위기다. 우선 존폐 위기에 놓인 중소 은행들이 대출 축소에 나서, 대출시장은 더 얼어붙을 전망이다.

이미 SVB 파산으로 은행 위기가 고조되면서 미국 은행들은 Fed로부터 긴급 차입을 늘린 상태다. 대출 손실충당금도 경쟁적으로 높이고 있다. 뉴욕연방은행은 "관할 지역 재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댈러스·샌프란시스코연은은 "자금 조달 압박이 커지면서 투자 프로젝트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고, 부실 대출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지방은행들의 위기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악성 상업용 부동산' 문제까지 터지면 미국 지방은행들이 또 다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며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억만장자 투자자인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은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폭풍이 몰아치고 있고, 미국 은행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부실 대출로 가득 차 있다고 경고했다고 미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금융 부문 혼란이 계속되면서 오는 2~3일 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 중앙은행(Fed)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Fed 앞에는 대출 조건 강화에 따른 금융시장 혼란과 인플레이션 안정화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야 하는 과제가 놓였다.

시장은 금융 시스템 혼란이 가중된 상황에서도 여전히 Fed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베이비스텝이 단행된다면 지난해 3월 이후 10번째 금리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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