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대 여학생이 투신하기 직전까지 함께 있었던 20대 남성 A씨가 입건됐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8일 A씨를 자살방조 및 자살예방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에 '동반 자살할 사람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고 함께 할 사람을 모집했던 일련의 행위들이 자살을 촉발하고 유인하는 정보를 유통시킨 것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한 경찰은 A씨가 숨진 여학생 B양과 나눈 대화 내용이 구체적 자살 계획에 해당하고, B양이 투신하기 직전 A씨가 함께 있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해당 혐의들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고층건물 옥상에서 B양이 몸을 던졌다. B양은 SNS 라이브 방송으로 미리 투신 계획을 알리고, 옥상 난간에 걸쳐둔 휴대전화로 실제 투신 장면까지 그대로 중계했다.
앞서 A씨는 디시인사이드의 우울증갤러리에서 B양을 만나 동반 투신을 모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죽기 전 (B양과) 맛있는 고기를 먹고 카페에 가서 서로 힘든 점을 나누고, 제가 찾은 건물에서 같이 뛰어내릴 계획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하지만) 같이 뛰는 게 싫어져 일단 PC방에 가서 생각해보자고 하고 이동했다"며 "빨리 헤어지고 싶은 마음이 들어 빠져나왔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우울증 갤러리 회원 일부가 모인 '신대방팸' 관련 20대 남성 4명을 미성년자 의제 강간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신대방팸은 디시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주축으로 모여 신대방동 한 빌라를 근거지로 삼은 채, 10대 여성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의혹을 받는다.
경찰은 우울증 갤러리와 관련해서도 TF를 꾸려 수사 중이다. 지난달 24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우울증 갤러리와 관련해 관련 기능 부서들을 모아 TF를 꾸렸다"며 "갤러리에 대한 모니터링을 통해 그간 제기된 모든 의혹들을 체계적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