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연방하원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을 방청했다. 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 총수 가운데 정 회장만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을 참관했다고 한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에는 500여석의 상하원 의원 좌석과 방청석에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방미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정 회장은 사전 신청을 통해 연설 현장에 방문했다. 정 회장은 장재훈 현대차 사장, 호세 무뇨스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 등과 2층 방청석에서 윤 대통령의 연설을 지켜보며 박수를 쳤다.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 "오는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은 연간 30만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현대차를 직접 언급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 등으로 자국 산업 우선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에게 현대차와 같은 한국 기업의 경제 기여도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윤 대통령의 방미 첫날인 지난 25일 SK온과 미국 조지아주 바토우 카운티에 배터리셀 합작 공장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을 투자해 연간 전기차 30만대 분량의 배터리 35GWh(기가와트시)를 생산할 계획이다.
해당 배터리 공장 인근에는 기아 조지아 공장(189㎞)과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304㎞)이 위치해 있다. 또 오는 2025년 완공될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공장과는 460㎞ 가량 떨어져 있어 공급망 관리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합작 공장 설립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배터리셀 현지 조달을 안정화해 미국 전기차 판매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다 판매량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지난 2월에만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6만1252대를 판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