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에 변화를 줬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에게 첫 경기에서 많은 점수를 줬지만 그들은 평균을 한 것이다. 그 부분을 보완했지만 중요한 건 우리 득점이 너무 저조했다는 것이다. 공격 부분을 많이 신경썼다"
안양 KGC인삼공사를 이끄는 김상식 감독이 27일 오후 경기도 안양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서울 SK와 2차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다.
1차전에서 69-77로 패한 KGC인삼공사는 반드시 2차전을 잡아야 했다. 챔피언결정전 2-3-2 포맷에서 홈 2연전을 내준 팀이 우승한 사례는 없다.
공격에 중점을 두고 준비했다는 게 김상식 감독의 설명이었지만 KGC인삼공사를 살린 핵심은 작은 수비 변화였다.
김상식 감독은 최근 4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수비상을 수상한 포워드 문성곤을 SK 백코트 에이스 김선형의 전담 수비로 붙이는 전술적 변화를 시도했다.
김선형은 1차전에서 22득점 12어시스트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돌파 이후 속력을 줄이고 던지는 플로터에 KGC인삼공사는 속수무책이었다.
2차전은 달랐다. 문성곤은 김선형을 강하게 압박했다. 워니의 스크린을 서면 '언더'로 빠져 김선형의 돌파 동선을 사전에 체크했다. 신장은 더 크고 힘도 강한 문성곤의 영리한 압박에 김선형은 쉽게 활로를 뚫지 못했다.
2차전 전반 김선형이 문성곤의 수비를 따돌리고 득점을 터뜨린 장면은 사실상 한 번밖에 없었다. 문성곤이 붙었을 때 3점슛 1개를 기록했지만 이는 문성곤이 김선형을 잠시 내버려두고 워니에게 깊게 도움수비를 갔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KGC인삼공사는 이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았다.
반면, KGC인삼공사의 득점력을 살아났다. 1차전 때 비교적 침묵했던 변준형은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1차전 4득점 부진에도 다시 주전 기회를 얻은 렌즈 아반도는 1쿼터 팀 득점을 지휘했다.
김상식 감독은 1차전 패배에도 오세근에 대해서는 "정말 크게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세근의 활약은 2차전에서도 명불허전이었다.
모든 게 착착 맞아 떨어진 KGC인삼공사는 전반을 42-28로 마쳤다. SK는 2쿼터 막판 다소 흥분한 워니를 일찌감치 벤치로 불러들어고 후반을 대비했다.
한때 19점 차로 밀렸던 SK는 최성원의 3점슛에 힘입어 3쿼터 중반 41-53으로 추격했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는 오세근의 골밑 득점과 아반도의 3점슛을 앞세워 달아났다.
김선형은 공격의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워니와 2대2 경기가 제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SK는 리듬을 타지 못했다. 최부경이 적극적인 스크린을 통해 워니에게 미스매치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했지만 워니의 집중력은 평소와 달랐다.
KGC인삼공사는 2차전을 81-67 승리로 마무리하고 7전4선승제 시리즈의 전적을 1승1패 원점으로 되돌렸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플레이오프 그리고 챔피언결정전 첫 경기까지 이어진 SK의 16연승 행진에 마침표가 찍혔다.
오세근은 팀내 최다인 21득점을 기록했다. 아반도는 18점, 변준형은 13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승리에 기여했다.
1차전 패배 후 워니와 신경전에 다소 흥분한 부분에 대해 동료들에게 사과한 스펠맨은 13득점 13리바운드 야투 성공률 33%에 머물렀다. 하지만 수비에서 상당한 에너지를 발휘하며 워니를 9득점, 야투 성공률 24%로 차단했다.
김선형은 10득점 10어시스트로 2경기 연속 더블더블을 작성했지만 1차전에 비해 존재감은 크지 않았다. 문성곤은 공격에서 4득점에 그쳤지만 경기 내내 끈질긴 수비로 KGC인삼공사의 반격을 이끌었다.
이제 챔피언결정전은 SK의 안방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장소를 옮겨 펼쳐진다. 3차전부터 5차전까지 3경기 연속 SK의 홈 경기다. 6차전부터는 다시 안양에서 경기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