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가 지난 26일 심의 끝에 신청사 후보지로 정한 곳은 덕천생활체육공원 일대 땅이다. 북구는 주민 여론조사와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1순위 후보지를 낙점했다. 2순위는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 부지로 정했다.
북구는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난관을 거쳐 신청사 예정지가 최종 확정된 만큼 속도감있게 건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조사 용역, 환경영향평가 등의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2026년 착공, 2029년 개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부지 확정 이후로도 신청사 건립을 위해 해결할 문제가 줄줄이 남아 있어 난관이 예상된다.
먼저, 신청사가 들어설 덕천생활체육공원 일원 부지 확보가 관건이다. 예정지로 결정된 부지 3만 5930㎡ 가운데 국토부와 부산시가 소유한 국공유지는 1만 7천㎡가량, 나머지는 사유지로 확인됐다. 현재 구청이 소유한 부지는 없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서 구청은 국토부와 부산시, 개인 소유주와 부지 매입에 협의해야 한다. 사유지의 경우 부지 70%가량에 대해 소유주가 기부채납 의사를 밝혀, 나머지 부지에 대한 매입 협상 등 절차가 남은 상황이다.
북구는 향후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하면서 건축물을 도시계획시설(공공청사)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를 진행해 신청사 건립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청사를 짓는데 필요한 예산도 큰 난관이다. 구는 신청사 건립 예산을 1284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확보한 신청사 이전 기금 적립액은 407억 원 가량이다. 이는 추정예산의 1/3 밖에 되지 않아 880억 원 가량이 더 필요한 셈이다.
북구는 재정자립도가 부산지역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권에 머물 정도로 낮아 자체 예산 확보가 쉽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구는 기금과 지방채 발행, 시비 지원으로 예산을 충당하겠다는 입장이다.
후보지에서 2순위를 차지한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의 반발도 고려해야 할 변수다. 일부 주민들은 예산 낭비와 불공정한 선정 절차를 이유로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부지로 신청사 이전을 주장해왔다.
북구의회 김태희(화명1·3동) 의원은 "북구청이 공공청사를 짓기 위해 예산 134억 원을 들여 확보한 부지가 있는 데도 다른 곳에 짓는 건 예산낭비"라며 "여론조사가 충분한 정보 공개 없이 이뤄졌다며 선정 절차가 투명하지 않았다는 반발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 관계자는 "화명동 공공청사 예정 부지에 대해서도 지원 조례와 민관 협의체 구성 등을 통해 활용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며 "예정 부지가 확정된 만큼, 사업에 차질이 없도록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