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한미 간의 핵 협의체 그룹인 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 방안이 담긴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에 대한 한미 간 공조가 더욱 강화될 방침이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25일 밤 워싱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해 "확장억제의 정보 공유,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포괄하는 메커니즘(mechanism)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워싱턴 선언은 확장억제와 관련해 그간 우리 정부와 미국 정부가 논의해온 결과물이다. 미국은 잠재적인 핵 위기에 대해 우리나라와 협의하고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우발 사태에 대한 계획과 전략 자산의 배치 등의 새로운 메커니즘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확장억제는 한국이 핵 위협을 받을 시 미국이 전략무기, 미사일 방어(MD) 등을 통해 자국 본토가 공격받았을 때와 같은 수준의 전력으로 응징한다는 개념이다.
양국 정상이 정상회담을 한 후 확장억제와 관련한 별도의 문서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이해 북한의 핵 도발 대응에 공조를 강화하는 의미가 큰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한미는 지난해 9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11월 국방 당국 간 안보협의회의(SCM) 등을 통해 정보공유와 위기 시 협의, 공동기획 및 실행 등 확장억제 정책 범주에 대한 공조 방안을 진전시켜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1년간 확장억제에 대한 국민 기대와 관심이 컸고 정보 기획·실행 면에서 산재해 지속해오던 것이 있다"며 "누가 들어도 '하나의 그림으로 이어져서 집행되는구나' 하는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확장억제와 관련해 비교 대상으로 자주 언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보다 더 실질적이고 긴밀한 협의 체제를 갖출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4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보다 진전된 확장억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 역시 25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한 굳건한 약속을 저희가 실현하고 완수할 수 있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오늘과 내일 사이 양국 정상 간 다양한 토론이 이뤄질 것이고 이번 국빈 방문을 마무리하며 이것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계속 실험을 강화하고 그들의 병력이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많은 위협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한미 동맹을 계속 긴밀하게 유지하고 동맹 능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커비 조정관은 이와 동시에 "저희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을 원한다"며 "평화롭고 외교적인 방법을 통해 오래된 차이를 해결할 뿐 아니라 한반도의 완벽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국민들이 갖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로 인한 불안과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는 두 정상 간 보다 실효적이고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 방미 사흘째인 26일 오전 백악관에서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하는 공식 환영식이 열리며, 이후 한미정상회담이 개최된다. 회담에서는 확장억제 강화와 경제, 안보 등 다방면에 걸친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