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 방을 날려줄 타자가 필요하다. 주포가 빠진 KIA가 반등하기 위해서는 흐름을 단숨에 바꿀 수 있는 해결사의 존재가 필수다.
KIA는 25일 광주 KIA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와 홈 경기에서 0 대 6 완패를 안았다. 지난 주말 삼성과 홈 3연전을 쓸어 담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KIA는 4안타 1볼넷 빈공에 시달렸다. 워낙 상대 우완 선발 에릭 페디의 구위가 좋기도 했다. 이날 페디는 7회까지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며 3피안타 무4사구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시속 150km에 이르는 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이 정교한 제구로 구사됐다.
하지만 KIA도 기회는 있었다. 0 대 1로 뒤진 2회말 선두 4번 타자 최형우가 페디로부터 2루타를 뽑아낸 것. 단숨에 무사 2루 득점권을 만들었다. 최형우는 지난 23일 삼성을 상대로 두산 이승엽 감독을 넘어 역대 KBO 리그 통산 최다 2루타 기록(465개)을 쓴 데 이어 이날 경신까지 했다.
KIA는 그러나 호기를 살리지 못했다. 김선빈이 중견수 뜬공, 고종욱이 3루수 뜬공으로 풀 카운트 끝에 물러났다. 진루타도 나오지 못한 가운데 황대인이 8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페디의 투심에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도 KIA는 선두 2번 타자 이창진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그러나 3~5번 클린업 트리오가 무기력했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3구 삼진으로 돌아섰고, 최형우가 내야 뜬공, 김선빈이 내야 땅볼로 삼자 범퇴를 당했다.
KIA는 5회도 선두 6번 타자 고종욱이 8구 끝에 안타를 뽑아내 출루했다. 그러나 황대인이 초구에 중견수 뜬공에 그쳤고, 고종욱이 2루 도루로 만든 1사 2루에서는 주효상이 내야 땅볼, 2사 2루에서 김규성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물론 상대 에이스가 등판하면 승률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이날 페디는 특히 컨디션이 좋았다. 팀이 5연패 중인 상황이라 더 힘을 내면서 KIA 타자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그렇다 해도 답답한 흐름을 바꿔줄 한 방이 아쉬웠다. 주포 나성범의 공백이 유난히 커 보인 이유다. 나성범은 KIA와 6년 150억 원 계약한 첫 시즌인 지난해 타율 3할2푼 21홈런 9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그러나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부터 좋지 않았던 왼쪽 종아리 근육 손상으로 올해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재활 중인 나성범은 2주 뒤 재검진을 받고 복귀를 타진한다. 25일 경기 전 KIA 김종국 감독은 "70~80% 몸 상태인데 2주 뒤 검진 결과에 따라 복귀 스케줄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말이나 6월 초 복귀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내야수 김도영의 공백도 아쉽다. 김도영은 지난 2일 SSG와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를 하다 발목을 다쳐 전반기 복귀가 난망하다. 김 감독은 "김도영은 큰 부상이라 더 있어야 할 것 같다"면서 "4주 후에 재검진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복귀까지 KIA는 남은 자원으로 버텨내야 한다. 김 감독은 "나성범이 돌아오기 전까지 최대한 5할 승률을 맞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과연 호랑이 군단이 날개를 달기 전까지 버티기에 성공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