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첫 선을 보인 클래식 레볼루션은 매년 특정 작곡가의 음악을 집중 탐구하는 형식이다. 첫 해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와 피아졸라, 2022년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를 다뤘다.
올해는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을 집중 조명한다. 연주자, 지휘자, 작곡가 등으로 활동한 번스타인은 당대의 음악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 언어를 개발했다. 그의 작품은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북미와 남미의 그루브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공연에서는 '캔디드' 서곡,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춤곡 등 번스타인의 대표작 뿐만 아니라 번스타인과 그의 친구·스승에게 큰 영향을 준 요하네스 브람스, 슈만, 거슈윈, 차이콥스키, 말러, 드보르작의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이자 최근 지휘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안드레아스 오텐잠머(34)가 새롭게 예술감독을 맡았다. 그는 축제 기간 지휘자, 솔리스트, 실내악 주자로 활약한다.
오텐잠머는 프로그램북 인사말에서 "클래식 레볼루션은 이름처럼 혁신적 발전과 전통적 가치 사이의 균형을 맞춘 음악축제"라며 "이러한 철학은 한계를 뛰어넘고 새로운 경험에 대해 열린 자세와 호기심을 유지하며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동시에 우리의 뿌리, 유산, 가족, 기원을 존중해야 한다는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신념을 대표하는 작곡가로 레너드 번스타인을 선정한 것 역시 이 같은 음악적 정신에 부합하기 위한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오스트리아·헝가리계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난 오텐잠머는 하버드 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2009년 베를린필 오케스트라 아카데미 장학생으로 선발돼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1년부터 베를린필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0/21 시즌 아르메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본머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지휘자로 정식 데뷔했다. 2022년 KBS교향악단을 지휘하고 올해 서울시립교향악단 지휘가 예정돼 있는 등 한국과 인연도 깊다. 피아니스트 조성진과도 실내악으로 호흡을 맞췄다.
김유빈(플루트), 황수미(소프라노), 한재민(첼로), 윤홍천(피아노), 신창용(피아노) 등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국내 정상급 음악가가 한 자리에 모인다. '체임버 뮤직 콘서트 데이'(8월 15일)에는 오텐잠머(클라리넷)를 비롯 레이 첸(바이올린), 윤홍천, 한재민, 조진주(바이올린), 김사라(비올라) 등 어벤저스급 연주가가 실내악 성찬을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