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전희철 감독이 생각하는 '몰빵 농구'의 완성은 주변 선수들이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에게 공격을 몰아주는 전술이지만, 분명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결국 둘에서 파생되는 기회를 김선형과 워니의 주변 선수들이 해결해줘야 '몰빵 농구'가 완성된다.
전희철 감독은 KGC와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앞두고도 "마네킹들이 잘해줘야 하는데…"라고 멋쩍게 웃었다. 4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LG 이관희의 도발로 나온 표현이다. 이후 SK에서도 1번 마네킹, 2번 마네킹이라 부를 정도로 일종의 밈이 됐다.
25일 1차전에서 오재현은 3점, 최성원은 6점을 기록했다. 다만 효율은 좋지 않았다. 오재현은 3점슛 5개 중 1개만 넣었고, 2점슛 2개는 모두 놓쳤다. 최성원은 5개의 슛 중 2개(3점슛 1개)를 성공했다.
하지만 오재현과 최성원은 맡은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바로 KGC 변준형 수비였다. 집요하게 변준형을 괴롭혔다. 변준형은 11점에 그쳤다. 3점슛 7개 중 5개를 실패했고, 2점슛 역시 6개 중 2개만 들어갔다. 포인트가드가 막히자 KGC도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SK는 KGC를 77대69로 격파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차전 승리 팀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25번 중 18번이다.
KGC 김상식 감독도 "앞선에서부터 집중적으로 체크해서 내려오다보니 그런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는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명 공격은 아쉬움이 있었다. 전희철 감독도 "수비적인 부분은 괜찮았는데 공격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공격은 탓하지 않는다. 위치만 잘 지켜주면 된다. 전반 후 오재현에게 이야기를 했다. 슛 타이밍과 치고 들어가는 타이밍을 못 잡았다. 슛감이 안 좋으니 치고 들어갔다. 그런 부분을 이야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수비는 만점이었다. 수비 5걸 출신답게 변준형을 꽁꽁 묶었다.
전희철 감독은 "수비에서는 변준형 압박을 둘이서 너무 잘해줬다. 상대 공격 흐름을 차단했다. 둘의 역할 중 70~80%는 변준형의 리듬을 끊고,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라면서 "공격이 아쉬울 뿐이지 본인 임무는 충실하게 잘해줬다"고 칭찬했다.